비파괴 검사 용역 입찰에서 낙찰 금액을 높이기 위해 고의로 유찰시키거나, 낙찰 예정업체와 투찰 금액을 사전에 결정하고 실행한 15개사가 담합 행위로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영흥화력발전소 5, 6호기 비파괴 검사 용역 등 3건의 공공과 민간의 비파괴 검사 용역 입찰에서 담합한 15개 사업자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총 3억3천6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먼저, 한국남동발전에서 2012년 발주한 영흥화력발전소 5, 6호기 비파괴검사 용역 입찰에 참여한 고려검사(주), 고려공업검사(주), 대한검사기술(주), 동양검사기술(주), ㈜디섹, ㈜삼영검사엔지니어링, 서울검사(주), ㈜아거스, ㈜오르비텍, ㈜지스콥, 코스텍기술(주), ㈜한국공업엔지니어링, 한국기계검사소이앤씨(주) 등 13개 사업자가 설계 금액 증액을 통해 낙찰 금액을 높일 목적으로 입찰을 고의로 유찰시킨 것으로 밝혀졌다.

1차 입찰에서 사업 수행 능력 평가(Pre-Qualification, 이하 PQ심사)를 통과한 12개 사업자는 모두 입찰 참가 신청을 하지 않는 방법으로 입찰을 유찰시키기로 합의했고, 유찰로 재공고된 2차 입찰에서 PQ심사를 통과한 9개 사업자도 같은 방법으로 입찰을 유찰시키기로 합의했다.

1차 및 재공고된 2차 입찰에서 PQ심사를 통과한 사업자들은 합의한대로 모두 입찰 참가 신청을 하지 않음으로써 입찰을 유찰시켰지만, 발주인 한국남동발전이 설계 금액을 증액시키지 않고, 유찰 합의에 참가하지 않은 제3의 업체와 수의 계약을 체결함에 따라 13개 사업자들은 당초 합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했다.

이들 업체들에게는 시정명령과 함께 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다만 단순 합의가담이 인정된 ㈜디섹에게는 시정명령만, 현재 업을 영위하지 않은 ㈜오르비텍에는 시정명령 없이 200만원의 과징금만을 부과했다.

이어서, 현대그린파워(주)가 발주한 화력발전소(5~8호기) 비파괴 검사 용역 입찰에 참여한 고려공업검사(주), ㈜삼영검사엔지니어링, 서울검사(주), ㈜아거스, ㈜에이피엔, ㈜지스콥 등 6개 사업자는 고려공업검사(주)가 낙찰 받을 수 있도록 나머지 사업자들이 들러리로 참여하기로 합의하고,
고려공업검사(주)는 이에 대한 보상으로 들러리 사업자들에게 각각 3천만원씩 지급키로 했다.

낙찰 예정자인 고려공업검사(주)는 투찰 당일 들러리 5개 사업자별로 투찰 금액을 정해 알려주었으며, 들러리 사업자들은 통지받은 금액대로 투찰하여 고려공업검사(주)가 낙찰자로 최종 결정됐으며, 들러리 사업자들은 보상금으로 각각 3천만원씩 지급받았다.

이들 업체들에게는 시정명령과 함께 담합을 주도한 고려공업검사(주)는 과징금 8천400만원, 나머지 들러리 업체들은 각각 3천300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또한, ㈜엘지화학이 발주한 대산공장 비파괴 검사 용역 입찰에 참여한 5개 사업자는 ㈜아거스, 서울검사(주), ㈜에이텍 3개사가 낙찰 받을 수 있도록 대한검사기술(주), ㈜한국공업엔지니어링 등 나머지 사업자들이 들러리로 참여하기로 합의하고, 낙찰사는 이에 대한 보상으로 들러리 사업자들에게 보상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이 사건 입찰은 입찰 참가자들로부터 견적서를 제출받아 실행 예산을 산정한 후 실제 가격 투찰을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낙찰 예정자 중 하나인 ㈜아거스는 5개 사업자별로 차이를 둔 견적 금액을 정해 통보했고, 통보를 받은 사업자는 이와 동일하게 견적서를 작성하여 발주처에 제출했고, 입찰 결과 ㈜에이텍 1순위, ㈜아거스 2순위, 서울검사(주) 3순위로 투찰했지만, 발주처와의 단가 협상 과정에서 서울검사(주)가 계약을 포기함에 따라 당초 합의와 달리 ㈜아거스와 ㈜에이텍만 낙찰자로 최종 결정되었음.

㈜아거스와 ㈜에이텍은 ㈜엘지화학과 계약 체결 후 각각 계약 금액의 4%를 탈락한 3개 사업자에게 보상금으로 나누어 지급했다. 아거스는 3억4천170만원에 계약 체결 후 3개 사에 455만6천원씩 지급했고, 에이텍은 2억2천780만원에 계약 체결 후 3개 사에 303만8천원씩 지급했다.

이들에게는 시정명령과 함께 담합으로 공사를 수주한 (주)아거스와 ㈜에이텍은 각각 1천700만원, 1천100만원의 과징금이, 나머지 들러리 업체들에게는 각각 800만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공정위는 이번 조치가 주요 건설 사업 및 시설물 유지ㆍ보수와 직접적으로 관련돼 시행되는 비파괴 검사 용역 분야에서 발생한 입찰 담합을 엄중 제재한 것으로, 유사 사건 재발방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