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만큼 복잡한 구조를 가진 산업을 찾아 보기 어려울 것이다.

공공이든 민간이든 하나의 시설물을 완성하기까지는 참으로 많은 단계와 많은 업종이 관련된다.

통상 건설업체를 대표적인 주체로 볼 수 있겠지만, 종합건설업체와 19개 업종의 전문건설업체, 전기공사업체, 소방공사업체, 통신공사업체가 서로 협력해야 하고 감리업체가 시공품질을 감시해야 한다.

물론 건설엔지니어링회사나 건축사의 설계가 있어야 시공에 들어갈 수 있고, 이보다 먼저 계획과 예산에서 타당성 조사까지 발주처와 협조하는 CM회사와 용역수행 기관(국책연구소, 건설연구소, 대학연구소, 용역회사)들도 중요한 단계를 맡고 있다.

이뿐 아니다. 건설장비대여업자에 일용직 건설근로자들과 이들을 인솔하고 다니는 십장들도 빼놀 수 없다.

유관 메이커들도 모래, 시멘트에서 H빔과 철근, 벽지와 못 하나까지그 수를 헤아맇 수 없이 많다.

하나의 시설물은 이같이 수 많은 기업과 사람들이 모이고 협력해서 완성되는 것이다.

많은 기업과 사람이 관계하는 만큼 건설산업의 생산체계는 매우 복잡하다.

따라서 업종간 또는 종사하는 사람간 각자의 이익에 따라 서로 다른 입장과 대립도 끊임없는 곳이 건설산업이다.

그런 건설산업 종사자들이 지난10일 한 목소리를 냈다.
흔하지 않은 일이다.

이들은 이날 최저가낙찰제 확대를 반대하는 구호를 함께 외쳤다.

이날 공청회를 무산시킨 청중들의 면면은 어떤 한 업종이나 회사, 한쪽 분야의 이해관계인에 국한된 것이 아니었다. 건설산업에 종사하는 모든 관계인들이 모여들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공청회는 무산됐지만, 기획재정부가 이들의 절박함을 깨닫는 기회가 됐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