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해양부가 턴키공사 설계평가의 비리를 차단하는 방안의 일환으로 온라인을 활용한 턴키심의제를 시범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연초부터 논의됐던 턴키비리 근절대책의 종합판이라 할 수 있는 ‘건설기술개발 및 관리 등에 관한 운영규정’이 지난 7월4일 개정된바 있는데, 이번에는 엄격히 금지되고 있는 심의위원과 업체간 사전 접촉을 온라인을 통해 허용한다는 아이디어를 내논 것이다.

심의위원들에게 입찰 참여업체들이 설계에 대한 설명을 충분히 할수 없는 평가구조에 대한 지적을 해소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이번 국토부의 개선책은 꽤 신선하다.적어도 턴키비리 근절에만 매달린다는 인상을 넘어서 합리적인 턴키설계 평가방식을 찾아내기 위해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지난4일 개정된 운영규정은 턴키공사 설계평가 비리 차단 측면에서는 상당히 실효성이 있을 것으로 평가된다.

특히 신설된 심의 비리에 대한 감점규정은 입찰참가 회사들이 비리를 시도하다가 적발될 경우 사실상 턴키시장에서 퇴출을 각오해야 할 만큼 강력하다.

심의위원에게 사전설명하거나 1년이내에 용역, 연구, 자문 등을 의뢰한 경우 1년간 2점을 감점당하고, 소속직원(퇴직자 포함)의 비리ㆍ부정행위가 적발될 경우는 2년간 10점을 감점당하도록 했기 때문이다.

비리ㆍ부정행위 유형에는 심사위원에 대한 로비는 물론 턴키와 관련된 업체간 담합도 해당된다.

국토부는 온라인을 활용한 턴키심의제를 일단 시범 적용해 보고, 설계심의 운영 표준안을 연말까지 마련해서 내년부터 적용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우리는 국토부가 기왕 턴키제도를 손보기로 한 바에, 원래 턴키 도입취지까지 살리는 종합적인 방안을 마련해주길 바란다.

원래 턴키입찰제도는 발주자가 민간의 기술력과 아이디어를 최대한 활용해서, 보다 좋은 설계와 책임소재가 분명한 시공을 통해 품질좋은 시설물을 구현하고자 도입된 제도다.

그러나 현재 시장에서는 설계보다는 가격에 대한 평가비중이 현저하게 높은 방식으로 턴키제도를 운영하고 있어, ‘가장 저렴한 설계’와 ‘덤핑’이 난무하는 실정이다.

턴키입찰에서 무차별적 가격경쟁을 유도하는 운영 행태는 발주자에게도 건설업계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예산절감을 원한다면 최저가낙찰제를 활용하면 된다.

국토부가 운영규정에 새로 도입한 ‘총점차등제’가 덤핑 방지 와 기술경쟁 촉진책으로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근본적으로 턴키시장의 덤핑 행진을 막아내기에는 역부족일 것으로 보인다.

설계와 가격의 평가 비중에 대한 심도있는 연구가 병행돼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