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일 열린 대한건설협회 총회에서 한 대의원이 소규모 빌라와 다세대주택 건축 등에 면허대여가 심각한 상황이라고 주장하면서 집행부에 이 문제의 해결을 강력히 요구하고 나서 박수갈채를 받았다.

자세한 실태파악이 되지 않아서 정확한 실상은 알 수 없으나, 건설업계에서는 소규모 건축물의 대다수는 면허를 빌린 소위‘집장사’들이 짓고 있다고 보고 있다.

작년까지 건설업등록면허 없이 지을 수 있는 주거용 건축물의 규모가 연면적 661㎡(200평) 정도였으니, 면허를 대여해서 지은 건축물은 적어도 대략 3층 규모 주거건물 이상일 것이라고 추정할 수 있다.

이 정도 규모의 건축물을 무면허 업자가 마구잡이로 짓고 있다는 것은 국민의 안전 측면에서 심각한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작년 건협 경기도회가 불법등록면허대여 의심업체 10개사를 고발한 바 있고, 건협 본회도 2011년 한해동안 착공건수를 파악한 결과 100건이상 착공한 업체 12개사를 적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한결같이 면허등록 1-2년차 업체들로, 이중에는 면허등록 7개월만에 667건을 착공한 업체까지 있었다.

하루에 3건 이상 건축물을 착공한다는 것은 브로커가 개입한 조직적인 면허대여가 아니고서는 상식적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아마도 불법 면허대여 목적으로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활용하다가 없애버릴 가능성이 높다.

이같이 누가봐도 뚜렷한 불법 양상이 벌어지고 있는 데도 지금까지 이를 걸러내지 못한 것을 보면, 법규만 있지 행정적으로 걸러내는 장치가 없거나, 있더라도 제대로 작동하지 못하는 것이 분명하다.

신규 등록회사가 한달에 100건이상 착공해도 걸러내지 못하는 행정이라면, 일년에 여나무건 면허대여는 일상일 것이다.

웬만한 건물은 면허대여한 불법 ‘집장사’가 짓고 있다는 말이 과장이 아닐수도 있는 이유다.

지난번 ‘제척기간 도입’에 대한 사설에서도 거론한바 있거니와, 중앙정부의 법령에 담긴 처분권한이 대폭 지방자치단체로 이양되면서 적시에 행정처분이 이루어지지 못하는 문제에 대한 보완책이 시급하다.
 

키스콘을 통해 종합적 건설산업의 관리가 가능해지고, 각 정부기관의 행정전산망이 유기적으로 통합되고 있는 시대다.

정부와 지자체가 좀더 정교하게 징후를 포착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면 충분히 면허대여를 차단할 수 있는 행정체계를 확립할 수 있을 것이다.

문제는 관심과 적극적인 의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