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기본법에 제재처분 사유별로 제척기간 도입이 거의 확실한듯 하다. 국토부는 지난 6월 22일 “건설산업 공생발전위원회” 실무위를 개최하고 이같은 제척기간 도입방안을 마련키로 한것으로 알려졌다.

제척기간이란 소멸시효와 비슷한 개념으로, 현행 건설산업기본법은 제척기간이 없어 오래전에 위반행위를 했어도 처분이 가능해 건설업 승계인 등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소지가 많은 문제점을 해결하자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무려 11년전 발생한 일시적 등록기준 미달을 이유로 올해 3개월 영업정지를 받은 사례까지 있는 것을 보면, 제척기간 도입 필요성은 인정할 수 밖에 없다. 특히 중소형 건설업체들은 회사의 양도양수가 대표자 변경의 형태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아, 사주도 모르는 이전 사주의 위법행위로 갑자기 제재를 받는 경우는 대단히 빈번할 것이라고 생각된다. 따라서 제척기간제도 도입에는 이의가 없다.

그러나 이 문제를 다른 각도에서 보면 또 다른 걱정거리가 생겨난다. 그 당시에 위반행위가 적발됐으면 즉시 처분됐어야 할 제재조치가 무려 11년이나 지나서 처분됐다는 점은 행정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반증일 수 있다.

건설회사에 대한 등록관리권한과 제재권한은 지방자치단체들이 갖고 있다. 국토부가 건설산업기본법상 등록기준에 미달한 업체들을 매년 1천여개사를 적발해서 지자체에 제재할 것을 통보하고 있지만, 실제 제대로 제재처분이 되고 있는지 알수 없다.

이것이 국토부가 지난 몇년간 페이퍼컴퍼니 퇴출을 내걸고 추진해왔던 건설업계에 대한 구조조정이 실질적으로 효과를 발휘하지 못하는 진짜 이유라고 확신한다. 따라서 적발된 제재대상 업체들에 대한 행정처리 단계마다 시한을 못박는 등의 보완책이 병행되지 않으면, 자칫 제척기간 도입이 규정위반 업체들에게 면제부를 주는 제도로 악용될 소지도 있다.

제척기간 도입과 병행하여 제대로 작동할 수 있는 행정체계를 확립해 줄것을 권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