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건설의 날’은 해외건설 5천억불 달성과 맞물려 축제의 장이 돼야 마땅하다.

하지만 건설업계의 분위기는 썰렁하기만 하다.

100대 건설업체 가운데 20여개사가 워크아웃 혹은 법정관리인 상황이 웅변하듯이, 건설업계가 고사 상태에 다다른 마당에 즐거울리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유일한 자랑거리인 해외건설도 속을 들여다 보면 그리 긍정적이지 않은 모양이다.<본지 6월18일자 최재덕 해외건설협회장 인터뷰 참조>

수주실적은 급성장 했지만 외화가득률은 선진국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실정이라는 지적이다.

60-70년대 중동 진출때와 같이 우리 건설근로자들이 해외에 나가서 노임을 벌어들지도 못하고, 국산 기자재 투입 실적도 부진하니 힘만 들이고 실속은 못챙기는 셈이다.

저개발국가의 값싼 노동력에 밀려 우리 건설근로자 투입이 안되는 것은 어쩔수 없다지만, 국산 기자재 수출이 저조한 것은 국가적 전략 부재가 아닐수 없다.

일각에서는 해외 밴더등록업체가 너무 적은 것을 이유로 들지만, 기자재업체들 입장에서는 복잡한 절차와 비용을 감수하면서 밴더등록을 하더라도 프로젝트 설계에 반영될 가능성이 희박해 실익이 없다는 것이다.

따라서 밴더등록 업체수가 몇개 안되는 것은 당연하다.

결국 우리나라의 건설엔지니어링(설계) 국제 경쟁력이 너무 빈약한 것이 저조한 외화가득률의 실제 이유다.

해외에서 설계를 수주하지 못하니 국산 기자재를 설계에 반영할 방도가 없다.

우리 건설업체는 해외인력과 해외기자재로 시공만 해주고 마는 것이다.

다행히 국토해양부가 향후 5년(2013～2017)간 신정부와 함께 할 건설기술정책 로드맵인 제5차 건설기술진흥기본계획 수립에 착수하면서, 건설엔지니어링 ‘소프트 역량’강화를 중점 추진키로 했다는 소식이다.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국토부가 방향을 제대로 잡았다는 생각이다.

제5차 건설기술진흥기본계획이 건설엔지니어링 해외경쟁력 강화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