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말일 국토해양부는 2012년 상호협력 평가결과를 발표하면서 2천647개 건설사를 우수업체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건설업자간 상호협력 평가제도는 종합ㆍ전문건설업체간, 대ㆍ중소기업간의 상호협력 및 공생발전의 풍토를 조성하기 위해, 지난 1998년 ‘건설업자간 상호협력에 관한 권장사항 및 평가기준’을 제정하고 매년 건설업체의 상호협력 실적을 평가하여 우수업체에 인센티브를 주고 있는 제도다.

우수업체는 1년간 입찰참가자격사전심사(PQ) 및 지자체 적격심사와 시공능력 평가 시 최소 0.5점에서 최대 3점까지 가산점을 받게 된다.

국토부의 발표를 보면 상호협력평가를 신청한 업체는 3천10개사로 나타났다. 신청업체중 약 88%가 우수업체로 선정된 것이다.

수치상으로 보면 우리 건설업계는 원하도급간 혹은 대형과 중소업체간 사이좋게 협력하면서 참으로 건전한 시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나 최근 몇년간 건설업계는 극심한 불황속에 공공공사의 수주 경쟁이 극한에 다다르고 있는 실정이다.

최저가낙찰공사는 물론 턴키공사까지 가격경쟁에 내몰려 건설업체의 수익성은 바닥이다. 따라서 원청업체들이 하도급업체들을 짜내는 방식으로 간신히 공공공사를 꾸려가고 있다는 것은 이미 업계에서는 상식화 되어 있고, 대형건설업체들의 원하도급간 협력체계의 대명사였던 하도급계열화도 이미 유명무실해진 상태다.

이에따라 도급순위 수위를 달리던 전통있는 하도급업체들이 줄줄이 도산하고 있는 것이 시장의 현실이다. 이들은 한결같이 원도급업체들의 저가하도급 횡포를 원망하고 있다. 이런 와중에 발표된 국토부의 상호협력 평가 결과는 선뜻 신뢰하기 어렵다.

신청업체 대부분이 우수업체로 선정되는 평가라면 사실상 평가의 의미가 퇴색된 것은 아닌지 점검해봐야 한다. 여기서 세부 상호협력평가방식을 일일이 거론하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현재 상호협력평가가 변별력을 갖도록 대폭 강화돼야 한다는 것이 우리 생각이다. 상호협력평가 결과가 입찰제도에 영향을 미치기에 더욱 그렇다.

하도급업체들을 위한다고 탄생한 제도가 정작 하도급업체들에게서는 “하도급지급보증 면제대상 업체 확대에 활용되는 기능밖에 못한다”는 지적을 받아서 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