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몇년간 건설업계가 공공공사를 수행하면서 가장 크게 가진 불만은 책정된 공사비가 너무 박하다는 것이다.

특히 최저가낙찰제 하에서 실적공사비 제도가 공공공사비 산출을 갈수록 낮추는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건설업계는 보고 있다.

공공공사 물량이 적어 건설업계가 몇년간 계속 덤핑경쟁을 하다시피 하는 시장 상황이어서 그 위력은 엄청나다.

여기에 덧붙여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지방자치단체들을 중심으로 하는 일부 발주기관들이 예산절감 또는 예산부족을 이유로 부당하게 공사비를 삭감하여 발주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어 원성이 자자한 지경에 이르렀다.

그런데 이제는 발주처가 예산이 부족하다며 아예 대놓고 입찰공고문에 공사비가 과소 산정됐음을 밝히고 나서는 경우까지 발생했다.

충남 금산군이 “예산 사정으로 부득이하게 기타경비, 일반관리비, 이윤이 과소 산정됐으니 입찰참가자는 설계도서를 충분히 열람ㆍ검토해 신중히 투찰하라”고 공고한 것이다.

금산군에게는 강제규정이나 제재조항이 없는 지방계약법령의 예정가격산정기준들은 무시해도 되는 규정으로 보고 있는 것이 틀림없다.

전형적인 우월적 지위를 남용한 사례라 할 수 있다.

정부는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상생과 공생을 외치고 있다.

그러나 공공건설부문은 정부와 발주처가 일방적이고 절대적인 ‘갑’이다.

어째서 정부는 민간 간의 상생에만 잣대를 들이대고, 정작 자신들이 저지르는 약자에 대한 불공정 행위에는 눈을 감는가.

우선 발주처들의 일방적 횡포를 막는 장치로, 입찰자가 삭감된 기초금액에 대해 이의신청을 제기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

또 발주자의 자의적 공사비 삭감으로 공사 시공이 불가능하여 낙찰자가 낙찰후 계약체결 전에 계약을 포기한 경우는 부정당업자 제재가 면제 되도록 제도가 개선돼야 한다.

이밖에도 많지만 급한대로 먼저 제값주고 제대로 시공케 하는 방안부터 찾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