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과 3월은 건설단체들의 총회가 몰려있는 달이다.

수 많은 건설단체들이 총회때마다 회원들에게 사업보고와 올해 추진할 사업계획 및 예산 또는 결산안을 의결받기 위해 두툼한 자료를 내놓는다.

그런데, 단체들이 총회에 보고한 ‘작년도 사업보고서’와 ‘올해 사업계획’을 들여다 보면 재미있는 사실을 깨닿게 된다.

총회자료들을 각각 따로 보면 잘 보이지 않지만, 각 단체들의 자료를 비교해 보면 대동소이한 내용의 나열이라는 것을 금방 알게 된다.

물론 업역이 완전히 다른 경우는 해당되지 않지만, 업역이 같으면서 대ㆍ중ㆍ소 또는 경향(시도지회)간 또는 사업부문별로 각각 나눠진 단체들의 것은 한결같다.

협회 당사자와 취재기자들은 각 단체들이 사업보고서에 자신들의 공로라고 잔뜩 적어놓은 사안들이 각각 누가 노력한 작품인지 알고 있다.

특정 협회의 어느 부서가 노력한 성과를 살짝 자신의 성과로 포장하거나, ‘다된 밥상에 숟가락 올리 듯’막판에 건의서 한장 던지고는 내 공으로 돌리는 행태에 실소를 금할 수 없다.

협회의 기능은 회원사들에게 이익이 돌아가도록 관련제도의 변화를 주시하고 때로는 제도의 개정을 막거나 추진하는 속칭 ‘대관업무’와, 이 내용을 회원사들에게 전달하고 정부위탁업무를 수행하는 ‘대 회원서비스’가 주다.

자기 사업에 바쁜 기업들이 ‘대관업무’를 직접 할 수 없기에, 공통 업역의 기업들끼리 회비를 모아 협회를 유지케 하는 것이다.

따라서 협회는 회원사들이 낸 회비를 금쪽같이 여기고 그들의 이익을 위해 ‘대관업무’와 ‘대 회원서비스’에 최선의 노력을 해야 한다.

다른 협회조직의 공로를 자신의 공로로 포장하는 순간 그 협회는 이미 협회의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인하는 것이다.

그런 협회는 회원사들에게 협회비 돌려줘야 마땅하다.

지금 건설기업들은 최악의 건설불황 시기를 힘겹게 지나가고 있다.

그런 와중에도 수 많은 협회들에게 협회비를 납부해야 하는 건설기업들은 참으로 괴롭다.

이제 이런저런 이유로 생겨났지만, 비슷한 업무를 하면서도 차별화된 성과를 내지 못하는 건설단체에 대한 구조조정 이야기가 업계에서 흘러나오기 시작하는 것도 어찌보면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