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재정부, 국토해양부, 조달청 등 공공공사를 관장하는 부처들 모두 해가 바뀔때마다 대통령과 국회에 업무보고를 하면서 빼놓지 않는 내용이 어려운 건설업계를 지원하기 위해 조기발주 또는 조기집행하겠다는 것이다.

올해도 조기집행 하겠다고 말은 무성했지만, 봄날이 다가오도록 입찰에 나오는 공공공사는 보이지 않는다.

정부 재정이 계속사업 위주로 조기 집행되고 신규공사 발주는 드물어 건설시장의 체감 경기는 “글쎄요”다.

사실 조기발주라는 것이 ‘뒤에 돌 빼서 앞에 궤는 것’인지라 총체적으로 일년을 놓고 보면 그게 그거지만, 그래도 당장 배고픈 입장에서는 기대가 없지도 않은 것이다.

정부는 올 상반기 역대 최대인 165조원의 재정을 조기 집행할 계획이라고 하고 있고, 지난달에만 무려 26조8천억원을 집행했다는데, 정작 건설업계는 그 많은 재정이 어디로 갔나 두리번 거릴 따름이다.

조기 재정집행분이 대부분 계속사업 또는 완공위주로 재정이 집행되고 있다는데, 사실 진행되고 있는 공사에 때 맞춰 돈을 지급하는 것은 원래 그래야 하는 것이다.

재정만 제때 지급되면 금방 해버릴 공사를 예산이 부족하다고 몇달, 길게는 한 두해 방치되고 있는 현장에 재정을 투입해주고서 조기집행 운운하면 건설업계 입장에서는 크게 고맙지도 않다.

기왕 건설업계 지원한다면서 조기집행한다고 큰소리 쳤으면, 기분이라도 좋게 공사발주를 빨리 많이 해주길 바란다.

기왕이면 너무 박하게 깎으려하지 말고, 완공하고 나면 몇푼이라도 남게 발주해주면 더할나위 없이 고마울 것이다.

하루하루가 어려운 마당에 공사라도 하나 따내야 그나마 희망을 갖고 올해를 견뎌가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