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10일 특별사면이 단행됐을 때 많은 건설업체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을 것이다.

최소 3개월에서 최대 9개월까지 입찰참가자격을 정지당할 위기에 있던 터라 전전긍긍 할 수 밖에 없었던 것은 당연하다.

작년말 모두들 법원에 달려가 부정당제재 집행정지 가처분을 아슬아슬하게 제재일 하루이틀전 겨우 받아내지 않았던가.

아마 이번 사면이 없었다면 이들 90여개사들은 모두 막대한 비용을 들여 본안소송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왜 건설회사들은 매번 위법을 저지르고서는 이같이 정부와 대통령과 정치권과 법원에 살려달라고 빌어야만 할까.

은전조치나 사면을 정기적으로 받아야만 하는 것일까.
이번 사면에는 왜 담합이 빠졌냐면서 한쪽에서 궁시렁 거려야만 할까.

담합도 범죄요 허위서류 제출도 범죄다. 이들은 죄과를 받아야 마땅하다.

문제는 저지른 죄에 비해 처벌이 너무 심하다는 것이다. 게다가 이중으로 죄값을 묻는다. 법대로 하자면 건설회사 치고 망하지 않을 회사가 없다.

웬만하면 영업정지에다 공공공사 입찰참가자격 정지다.
건설회사들 몇달만 영업정지 먹으면 회사 도산한다.

한쪽에서는 기업이 살아야 경제가 살고 국가가 산다고 말하면서도, 건설회사들은 어찌 미운털이 그렇게 박혔는지 각종 법규마다 강력한 제재를 부르짖는다.

빅10을 비롯한 우리나라 내노라하는 건설회사 90여개를 한꺼번에 부정당제재 때리는 정부다.

이들 모두 공공공사 입찰참가를 정지시켜야 마땅하다는 것이다.

해외건설로 1천억불을 벌어들이는 주역들이건 말건, 모두 퇴출시켜야 한다는 의지(?)를 보여줬다.

"소송을 통해 질질 끌던지, 사면을 받아내던지 하겠지. 망하기야 하겠나" 하는 심리인지도 모르겠다.

건설업체들이 너나없이 허위서류를 제출해야만 했던 원인은 '관심'도 '문제'될 것도 없다.
어쨋든 이번 일을 계기로 제도는 바꿨으니까.

우리는 건설업계가 되풀이 되는 이 굴레를 왜 벗어나려 하지 않는지 이해되지 않는다.
불합리한 처벌 규정을 정비하자고 요구하는 것이 그토록 어려운 것인가.

사면조치에 감사하는 성명을 읽으면서 건설업계에 되묻고 싶다.
병주고 약주는 특별사면 받아서 감사합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