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7일 발표된 ‘건설기술관리법 전부개정안’은 같은 날 발표된 ‘주택시장 정상화 및 서민주거안정 지원방안’에 가려졌지만, 건설산업 생산체계 측면으로 보면 메가톤급 뉴스다.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에 의한 수 많은 종류의 엔지니어링사업자중 일부에 불과했던 건설엔지니어링을 ‘건설기술관리법’의 업역체계로 가져온다는 점과, 이를 책임감리 및 CM을 통합한 하나의 등록업으로 묶어 국토해양부의 진흥계획 아래 종합관리 할 수 있게 한다는 개혁적 방안이 마련된 것이다.

아직 시행령 및 시행규칙의 방향이 구체적으로 발표되지 않았기 때문에 국토해양부가 추진코자 하는 생산체계를 완전히 그려낼 수는 없지만, 적어도 건설기술용역업 하나만 등록하면 설계, 감리, 건설사업관리(CM) 업무를 모두 할 수 있게 간결한 업역체계를 만들려고 하는 것은 분명하다.

이렇게 되면, 건설관련 설계 일체를 하기위해 필요한 엔지니어링산업진흥법에 따른 건설부문 13개 분야에 대한 사업자 신고와 그 요건을 충촉키 위해 최소 보유해야 하는 41명의 기술자 대신, 기술용역업 등록 및 그에 필요한 최소 5명의 기술자만 있으면 일체의 건설기술용역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게다가 CM과 책임감리까지 통합시켜 버렸다.

사실 건설업계와 학계에서는 오래전부터 ‘건설기술관리법’의 ‘관리’ 체계에 대한 비판이 지속적으로 이어져왔다.

너무 복잡다단한 건설기술용역 업역체계가 설계로 대변되는 건설기술용역의 경쟁력 제고와 해외진출을 가로막고 있다는 것이 주된 지적이었다.

또한 ‘관리법’이 아닌 ‘진흥법’으로 전환돼야 한다는 것이었다.

국토부 역시 이같은 지적을 오래 전부터 인정했었다.

그럼에도 지금에야 개혁법이 추진된 것은, 업역이 복잡한 만큼 이해관계 역시 복잡해서 섣불리 손대기 껄끄러웠기 때문으로 짐작된다.

특히 설계업역체계의 근간이 됐던 엔지니어링진흥법 소관부처인 지식경제부와 엔지니어링활동주체들의 협회인 엔지니어링협회의 반발과, 기득권을 이미 갖고 있는 CM협회, 건설감리협회, 건설설계협회 등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들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내년 법개정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국토부의 ‘건설기술관리법 전부개정안’ 입법을 더욱 높게 평가하지 않을 수 없다.

국토부에 재삼 강조하고 싶은 것은 “쉬운 ‘개혁’은 없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