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영일만항 남방파제(1단계 1공구) 축조공사 턴키공사 낙찰자 취소사건을 두고 조달청과 SK건설간 1년이 넘는 소송 공방전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이 사건은 조달청이 2010년 12월30일 발주하여 2011년 6월 21일 이 공사의 실시설계 적격자로 SK건설 컨소시엄을 선정했으나, 사흘뒤인 6월 24일(사흘뒤) 돌연 조달청이 SK건설 컨소시엄에 실시설계 적격자 선정 취소 통보를 하면서 시작됐다.

조달청은 공동수급업체 중 하나인 항도엔지니어링이 대표자 등록 변경을 제대로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선정을 취소했다.

조달청은 이어 6월 30일 차순위인 대림산업 컨소시엄을 이 공사의 실시설계 적격자로 선정하고 공사비 1천184억원 중 우선 시공분인 47억5천500만원에 대한 계약을 체결했다.

SK건설은 "설계 당시 건축사사무소 대표가 2명이었는데 이후 1명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신고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취소됐지만 이는 명백한 결격 사유가 아니다"고 주장하며 즉시‘실시설계 적격자 지위 보호 및 공사 중지 가처분 신청’을 제기했다.

이에대해 8월 서울중앙지법 민사50부(재판장 최성준 부장판사)는 기각을 결정했지만, SK건설은 재항고 했고, 10월 서울고법 민사25부(재판장 이종오 부장판사)는 가처분을 받아들였다.

이에따라 조달청은 가처분에 대해 다시 대법원에 항소했다.

이와 별도로 12월 6일 SK건설은 본안소송(실시설계 적격자 지위 확인 소송)도 제기했고, 올해 5월 18일 서울중앙지법 민사27부(재판장 강인철 부장판사)로부터 “대표자 변경 등록을 하지 않은 항도엔지니어링을 제외한 나머지 업체의 실시 설계 적격자 선정은 유효하다”며 원고일부승소 판결을 받아냈다.

이어 지난달말 조달청이 제기한 가처분에 대한 항소심에서 대법원 2부(재판장 이상훈)는 “지난 2006년 6월 대법원 판례 등에 따라 공동수급체 구성원 중 일부에 입찰참가 무효 사유가 있어 그 구성원이 입찰절차에서 배제된다고 하여 나머지 구성원들의 입찰참가가 당연히 무효가 된다고 볼 수 없다”며 SK건설의 손을 들어줬다.

아직 본안소송이 남아있지만 이 사건에 대한 법원의 판단은 이미 일관성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조달청의 자체 규정을 지키려는 입장을 모르는 것은 아니나, 우리도 법원의 판단과 같이 공공공사 입찰의 본질인 공사수행능력과 투찰금액이 업체 선정의 잣대가 돼야 한다고 본다.

단순한 ‘대표자 변경신고 의무’ 정도의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는 오히려 보완의 기회를 주는 방향으로 입찰행정을 전환할 것을 권한다.

이미 공사가 1년이상 늦어졌다.

방파제공사라는 것이 모든 공구가 동시에 완료돼야 완성되는 것이다.

다른 공구에 비해 1년이상 공사가 지체됐다면 전체 사업이 한개 공구 때문에 늦어지는 것이다.

조달청이 계속 고집을 꺾지 않는다면, 수요처로 부터 의뢰받은 공사를 효율적으로 대행해야 하는 조달청이 책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으로 평가받을 수도 있다.

이 정도에서 본안소송을 포기하는 것도 용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