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거래위원회가 담합 등 기업의 위법행위를 조사를 하면서 피조사업체의 권익을 보호하고 조사절차의 투명성을 강화하기로 했다.

공정위는 연초 대형 과징금 사건의 패소, 사건처리 지연, 불합리한 현장조사관행 등 사건처리절차 전반에 대한 비판이 제기됨에 따라 피조사업체의 절차적 권리를 획기적으로 강화하기 위해 사건처리절차 개혁방안(사건처리 3.0)을 마련·발표했다.

올해 공정위는 사건처리 지연, 사건기록 유실 등을 방지하기 위한 내부통제 시스템이 충분하지 않다는 비판과 함께, 공정위 조사권한이 피조사업체의 동의를 전제로 한 임의조사이나 실제로는 위압적 조사태도 등 강제조사처럼 운용된다며 불합리한 조사관행이 지적됐었다.

특히, 조사절차의 불투명성과 내부통제 미흡은 불필요한 기업부담과 절차하자로 인한 패소를 유발해 법집행의 신뢰저하 문제를 초래했다.

‘사건처리 3.0’은 먼저 피조사업체 권익보호, 조사절차 투명성 강화를 위해 조사방법·절차, 조사공무원 준수사항 등을 담은 ‘조사절차규칙’을 제정키로 했다.

조사공문에 구체적인 법위반 혐의와 조사대상의 사업자명과 소재지를 특정해 기재함으로써 과잉조사를 사전에 차단하고, 조사공문상의 조사범위를 벗어난 조사에 대한 피조사업체의 조사거부권을 보장한다는 것이다.

또 피조사업체의 신청이 있는 경우 현장조사에서부터 진술조서 작성에 이르기까지 조사 전 과정에 변호인 참여를 보장하고, 조사공무원은 조사시작·종료 시각, 조사과정상 특이사항 등을 기재한 ‘현장조사 과정 확인서’를 작성하고 피조사업체로부터 확인을 받도록 했다.

아울러 조사 과정에서 수집하거나 제출받은 자료의 목록을 작성해 피조사업체에게 교부하고, 위압적 조사나 일일보고 누락 등 규칙을 위반한 조사원에게는 페널티를 부과키로 했다.

‘사건처리 3.0’은 또한 사건처리과정에 대한 내부통제를 강화하기 위해 ‘사건처리절차규칙’ 등을 개정키로 했다.

앞으로는 직권조사 사건도 현장조사 이전에 전산시스템에 등록하고 위법여부에 관계없이 모든 처리결과를 피조사업체에 통보해야 한다.

예를들어, 조사결과 법위반이 아닌 경우라도 무혐의 처리결과와 사유를 15일 내에 피조사업체에 문서로 통지해야 한다.

또 신속한 사건처리를 위해 원칙적으로 조사개시일로부터 6개월내 안건을 상정(독점력남용·부당지원 9개월, 담합 13개월)상정토록 기한을 명시하고, 사건별 처분시효와 공소시효 만료일을 전산시스템에 입력해 엄격히 관리키로 했다.

또한 공정한 심결보좌를 위해 심판부서 소속 공무원의 제척·기피·회피 제도도 도입한다.

또한 ‘사건처리 3.0’은 담합사실에 대한 허위·과장된 자진신고(leniency)를 방지하기 위해 담합 가담자를 심판정에 출석시켜 자진신고의 진실성 여부를 면밀히 심의키로 했다. 이는 일부 기업들이 과징금 감면 혜택과 조사 부담 등을 이유로 담합을 허위 또는 과장해 자진신고하는 경우가 많아, 이를 방지키 위한 것이다..

‘사건처리 3.0’은 이밖에도 사건기록의 유실 방지를 위해 사건처리 전과정에서 발생하는 모든 기록을 편철·보관하도록 ‘사건기록관리 규정’을 제정키로 했다.

공정위는 이달 중 이들 내용과 관련된 ‘조사절차 규칙’, ‘사건절차 규칙’, ‘담합 자진신고자 감면고시’ 제·개정안을 행정예고하고 연내 시행에 들어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