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돌아보면 올 한해 건설업계는 시련의 2013년이다.

공공 신규물량은 태부족인데다 예산에 허덕이는 발주처들은 가격경쟁을 부추겨서 극심한 덤핑이 횡행했고, 담합조사다 제재다 하여 공정거래위원회와 검찰로부터 번갈아 수색받고 조사받다 한해가 지나갔다.

몇 번의 정부 부양책에도 위축된 민간 부동산시장은 살아날 기미가 없는데, 그나마 실효성 있을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는 몇몇 법령 개선방안 마저 싸움박질에 바쁜 국회에서 거론할 생각조차 하지 않고 있는 형편이다.

정부는 해외 수주실적이 좋다고 위안을 삼고 있는 기색이지만, 건설업계는 자기끼리 둘러앉으면 해외에서 수주한 공사들의 실행이 좋지 않아 제대로 시공관리 하지 못하면 리스크를 감당 못해 오히려 완공시점에 큰 화로 돌아올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이제 대형 건설업체가 부도가 났다는 소리가 들려도 정책당국에서 걱정하는 기색도 없다.

100대 기업중에 현재도 17개사가 법정관리나 화의중이니 그럴만도 하다.

올해 8월에 시공능력평가에서 밀려나서 그렇지 올초를 기준으로하면 22개사에 달했으니 알만한 일 아닌가.

그런데 더 큰 문제는 나머지 업체들 가운데도 버티고 있을 뿐이지 언제 쓰러질지 알수 없는 업체들이 부지기수라는 점이다.

어려움에 처한 이들 1-2등급 건설회사들은 페이퍼컴퍼니들이 아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의 경제를 일으키고 이끌어왔던 국가경제의 공로자들이고, 아직도 15%가 넘는 경제의 한 축을 견인해야 할 중심 업체들이다.

이들이 무너지면 건설산업이 무너지는 것이다.

정부가 건설산업 자체를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찌 이렇게까지 무너져내리는 건설산업을 방치하는 것인가.

아니, 올해는 방치하는 정도가 아니라 작심하고 건설산업을 무너뜨리려 괴롭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의구심마저 들지 않는 가.

이제는 지쳐서 더 이상 건설산업을 부양해 달라고 말하지는 않겠다.

다만, 제값에 공공공사를 주기만 해도 건설산업이 이렇게까지 무너지지 않는다는 점은 말해 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