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가 기술제안 표준입찰안내서를 마련하기 위해 한국시설안전공단ㆍ서울시립대학교ㆍ한국건설기술연구원 공동 연구팀에게 연구용역을 의뢰해서 수행중이다.

표준입찰안내서라고는 하나 연구진의 연구내용은 기술제안 입찰의 평가기법을 합리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사실상의 제도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다.

연구팀이 지난 10월31일 건설업계의 의견을 수렴키 위한 세미나를 열었는데, 연구팀은 이날 말미에 이른바 ‘턴키빅6’ 등을 지적하면서, 국토교통부가 기술제안입찰도 턴키와 대안처럼 초대형 건설업체들이 독식하는 시장으로 가지 않도록 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를 위해 설계비보상을 통해 기술제안입찰공사 참가에 대한 부담을 줄여서 중견업체들의 참여를 유도하는 방안을 긍정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날 연구진에서는 인위적인 칸막이를 만드는 것은 시대에 안맞는다면서, 그밖에 좋은 아이디어가 있는지 방청석에 묻기도 했다.

국토부와 연구진이 고민하는 이유는 십분 이해가 간다.

하지만 말 그대로 기술제안입찰이란 기술이 우수한 건설회사가 유리한 입찰제도이고, 그런 입찰제도에서 대형업체들의 독식을 막는 방법을 찾는 것 자체가 모순이 아닐까 생각된다.

초대형 건설업체와 중견업체들의 볼륨차이는 이제 수십배다.

시공능력평가가 건설업체의 능력을 금액으로 종합 환산한 수치라고 볼때, 시공능력평가액은 1위(12조원)에서 10위(3조6천억) 사이에도 이미 4배의 차이가 난다.

나름 대형건설업체라고 내세우는 30위 업체도 1조에 불과하다.

1위의 12분의1 밖에 안되는 업체가 기술력으로 입찰경쟁해서 승산이 있을까?

정부가 설계비를 보상해주면서 입찰참가를 독려해 본들 효과가 있을지 의문스럽기도 하거니와, 건설회사가 부담해야 할 기회비용을 정부가 대신 내준다는 것도 논리가 부족하다.

굳이 방법을 찾는다면, 체급별로 나누는 방법밖에 없다.

지금까지 이 같은 고민을 하는 모습을 수없이 봤지만, 조달청이 일부 운영하고 있는‘군제한(현재 등급제한)’이외에 뚜렷하게 효과있는 제도가 없었다.

연구팀은 새로은 칸막이를 만드는 것을 주저하지만, 시장에서 효과있는 방법은 대개가 직접적인 방법인 경우가 대부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