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과 수자원공사가 4대강살리기 턴키공사를 담합한 혐의를 받는 건설사들에 대해 곧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을 내릴 모양이다.

조달청은 이달초 총 15개사에 대해 부정당업자 제재 처분을 예고하고, 15일 계약심사위원회를 열어 처분을 내리기로 했고, 수자원공사 역시 이달초 13개 건설사에게 ‘부정당업자 제재 관련 의견요청’ 공문을 발송한데 이어 이달중으로 계약심의위원회를 개최하여 제재를 개시할 예정이다.

조달청과 수자원공사는 지난해 9월 공정거래위원회로부터 넘겨받은 4대강살리기 턴키 담합에 관한 의결서에 따라 담합혐의회사들에 대한 소명절차를 밟았으나, 이들이 공정위를 대상으로 행정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고 제재 처분이 태국 물관리사업 프로젝트 등 해외 건설공사 수주에 영향이 있어 처분을 미뤄왔었다.

하지만 최근 검찰이 4대강살리기 사업의 입찰에서 들러리 업체를 세워 경쟁입찰을 가장하고 투찰가를 담합한 혐의로 11개 건설사 및 전현직 임원 22명을 기소하자 다시 처분에 나섰다고 밝히고 있다.

조달청과 수자원공사는 이 같이 검찰의 수사결과를 부정당제재처분 재개의 명분으로 내세우고 있지만, 두 기관이 정작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은 국정감사로 짐작된다.

이번 국감에서도 야당의 4대강에 관련된 집요한 추궁이 예상되고 있는 상황에서, 공격받을 사안을 털어버리고 가자는 의도가 엿보인다.

담합 혐의를 받는 업체들의 간부들이 검찰에 기소된것은 사실이지만, 최종 심판은 결국 법원이 하게 된다.

이미 이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에도 취소소송을 내놓고 있다.

담합혐의 회사들은 부정당제재를 받을 경우 또 다시 가처분소송 등 법원에 소를 제기할 것이 뻔하다.

공정거래위원회의 과징금 처분과 검찰의 기소에 이어 발주처의 부정당제재까지, 해당 업체들은 한 가지 사안을 두고 각각 3가지 소송에서 법원의 판결을 받아야하는 처지가 됐다.

법원의 판결이 나와야 실질적인 제재가 가능한데도, 굳이 부정당제재 처분을 내리려 하는 발주처가 야속하다.

발주처만은 적어도 4대강에 담합으로 얽힌 건설업체들의 억울한 입장을 다소라도 이해하고 있을 것으로 믿었기 때문이다.

더욱 걱정되는 것은 이들 회사에 대한 제재를 보는 외국 발주처들의 따가운 시선과 깊어지는 건설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의 골을 어떻게 회복하느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