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4일 대한건설협회 서울특별시회와 서울특별시의회 건설위원회가 공동 개최한 ‘글로벌 톱 5 도시를 향한 서울시의 인프라 투자 방향 세미나’는 여러면에서 의미가 큰 행사였다.

서울시의 복지 우선 정책에 밀려 급격히 축소되고 있는 인프라 예산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하고 나선 세미나는 이번이 처음이 아닐까 보인다.

특히나 막연히 “인프라 예산이 줄면 도시 경쟁력이 줄어들 것”이라는 원론적 염려 수준을 벗어나서, 서울시 예산에서 인프라 비중이 2007년 49%에서 2013년 29%으로 급격히 축소한 실질적 수치를 지적하고, 현재 서울시가 추진하는 사업의 적기 준공을 달성하기 위해서만도 내년 인프라 예산에 최소 6천억원의 증액이 필요하다고 밝힌 연구자의 구체성 있는 연구 성과가 인상적이다.

세미나의 결론은“서울의 도시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는 생활밀착형 인프라, 기존 인프라의 업그레이드, 미래 변화를 준비하는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는 것이다.

굳이 학자들의 연구결과가 아니더라도, 사회간접자본의 지속적 확충이 국가와 산업의 경쟁력 유지 및 강화에 바탕이 된다는 사실은 상식에 속한다.

현재의 달랑달랑한  ‘전기 부족 사태’와 같이 산업간접자본은 제때 확충되고 유지관리 되지 못하면 국가 경쟁력의 헛점으로 나타나고 만다.

정치권의  “복지 우선” 정책에 우선 순위가 밀려 위축된 SOC투자 문제에 적극 대응하여 목소리를 냈다는 점에서 이번 세미나는 평가 받을만 하다.

안타까운 것은 지금 건설업계는 각 업역으로 나눠져서 손바닥만하게 줄어든 파이를 서로 더 많이 가져가려고 혈투를 벌이고만 있지, 정작 파이를 키워야 한다는 논의를 하는 이런 세미나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이다.

주계약자공동도급ㆍ분할 및 분리발주를 놓고 종합건설업계와 전문건설업계가 정부와 국회를 오가면서 총력전을 벌이고, 공공입찰제도 개정시기를 맞아 대ㆍ중ㆍ소, 서울과 지방업체간 조금이라도 우리쪽에 유리하게 법이 개정되도록 열심히 힘쓰느라 달리 신경쓸 여력이 없다.

구슬따먹기 하는 아이들 처럼 서로의 손만 보지 말고, 고개를 들어서 주위를 좀 돌아보자.
그렇지 않아도 건설업계에 대한 국민의 인식이 바닥인 마당이다.
건설업계가 합심해서 한 목소리를 내도 정부와 정치권과 국민이 들어줄까 말까다.
이럴 때라도 뭉쳐서 한목소리를 내는 모습이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