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회사가 민간건설공사에서도 발주자에게 공사대금지급 보증 또는 담보를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민간 건설공사 발주자가 공사비 지급을 고의적으로 지연하거나 구두계약을 하는 등의 불공정 행위를 저지르는 것을 규제하며, ‘토목ㆍ건축ㆍ설비 등 공사 중 어떠한 상태에서도 공사비 변동은 없다’는 등의 불공정 특약조항도 무효화 할수 있게 된다.

이같은 내용을 담은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이 6월20일 국회 국토교통위 법안심사소위와 21일 국토교통위 전체회의를 통과했다.

국토교통위 소속 이이재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이번‘건산법 개정안’은 앞서 2월 임시국회에서는 국토위 법안소위에 상정ㆍ심의됐지만, 사적자치의 자유등을 제한할 수 있다는 우려 등으로 재심의키로 결정한 바 있었다.

그러나 사적자치에 맡기면 심각한 사회적 폐혜가 예상될 경우, 국가가 공정한 경제질서를 보호키 위해 ‘경제주체간의 조화를 통한 경제민주화’를 달성하는 규제법률 조항을 만들 수 있다고 인정하는 헌법재판소 결정사례가 인용돼, 이번 재심의에서 개정안이 통과됐다.

특히 불공정특약에 대해서는 행정적ㆍ형사적 제재가 아닌 ‘효력부인’방식으로 사법상 효력을 제한하는 ‘매우 이례적인’ 방법을 사용했다.

그 만큼 민간건축시장에서 발주자인 건축주와 전문브로커들의 과도한 횡포가 심각한 상황이라는 반증이다.

그러나 곰곰히 들여다보면, 건설시장이 무질서해진 가장 큰 원인은 수요를 엄청나게 초과하는 공급 때문으로 보인다.

싸게라도 공사를 하겠다는 건설회사들이 넘쳐나는 형편이니, 수요자의 입장이 유리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따라서 건설을 시장에 맡겨두지 못할 만큼 건설시장 질서가 혼탁해진 원인은 정부의 건설시장 진입제도 때문이라고도 볼 수 있다.

현재 건설산업의 모든 문제는 건설업체가 너무 많다는데서 시작된다.

이를 먼저 해결하면, 이렇게 헌법의 법리를 넘나드는 법개정을 하지 않더라도, 시장이 자연스럽게 기능하면서 질서를 찾아가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