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량부품 적발로 원전 3기가 추가로 가동 중지된 가운데 전력대란의 우려가 현실로 다가왔다.

당장 이달부터 예비전력이 순환정전을 단행해야 할 정도로 떨어지고 무더위가 본격 시작되는 8월에는 마이너스로 돌아선다.

최악으로 치닫을 경우 9.15 순환정전 때보다 더 큰 전국적 블랙아웃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

정홍원 국무총리의 말처럼 원전의 안전과 직결되어 있는 주요 부품의 시험성적을 위조해서 납품한 것은 천인공노할 중대한 범죄다. 철저한 조사와 처벌이 뒤따라야 한다.

하지만 이번 사태를 두고 SOC투자의 한 단면을 보는것 같아 씁쓸하다.

우리나라는 전력생산계획을 10년후를 내다보고 세운다. 원자력이던 수력이던 화력이던간에, 계획에서 전기생산까지 10년 정도 소요되기 때문이다.

항상 넉넉하게 계획을 세운다고 하지만 10년후의 전기 소비량을 미리 예측한다는 것이 쉬운일이 아니다.

게다가 우리나라 전력생산계획은 환경단체의 원전반대, 대체에너지 요구 등으로 늦어지고 있는 상태다.

매년 한 여름과 한 겨울에 불랙아웃을 걱정하면서 국민들에게 전기 아껴달라고 읍소하기에 바쁘것이 현실이다.

모든 SOC(사회간접자본)사업이 전기생산과 다르지 않다.

10년후의 산업발전과 국민생활의 질을 좌우하지만, 넘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확충하는 것은 참으로 어려운 일이다.

게다가 엊그제 나온 박근혜대통령의 앞으로 5년간의 가게부에서도 역시 복지에 쓸돈 때문에 SOC 예산이 뒤로 밀려나는 것을 보면서 걱정스러운 마음이다.

SOC는 눈에 잘 보이지는 않지만 장기적 계획이 제때 추진되지 않으면 국가경쟁력이 떨어지고 국민 전체에게 불편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모자라는 전기처럼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