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은 최저가낙찰제 확대에 건설업체들뿐만 아니라 발주기관들 대다수도 반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의 ‘최저가낙찰제도의 개선방향 조사 연구’보고서를 발표했다.

“300억원 이상의 공사에 대해 적용되고 있는 현행 최저가낙찰제도의 100억원 이상 공사 확대 방침에 대해 건설업체, 발주기관, 용역업체(감리ㆍ설계ㆍ엔지니어링) 모두 반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는 것이다.

건산연의 보고서를 읽고 나서 첫번째 느낌은 “최저가낙찰제 확대를 두고 정부와 건설업계간 ‘리턴매치’의 서막이 오른 것은 아닐까”라는 걱정이다.

2011년 기획재정부와 건설업계간 최저가낙찰제 확대를 두고 벌어진 격렬한 찬반논란과 건설업계의 시위, 국회에서의 공방전이 어제 일 같이 생생하다.

2011년말 정부는 당초 2012년부터 최저가낙찰제 적용 대상을 300억원 이상에서 100억원 이상 모든 공사로 확대하고자 했으나, 국회의 의견조율에 따라 중소 건설사들의 심각한 경영난을 감안하여 2년간 유예하여 2014년부터 시행키로 결론냈었다.

당시 국회는 기획재정부와 국토해양부, 건설단체들에게 2년후 또 다시 이를두고 대립할 것이 아니라, 함께 시간을 두고 논의해서 합리적인 방안을 찾고, 2013년 6월까지 보고할 것을 주문했다.

근래, 최저가를 확대할 것인가. 아니면 그 대안은 무엇인가를 놓고 기획재정부와 국토부, 조달청 등에서 조금씩 검토 내용이 흘러나오기는 하지만, 아직 방향을 잡을 만한 단계는 아닌듯 하다.

앞으로 다섯달도 안남은 상황이고 보면, 건설업계가 일찌감치 건산연을 통해 확대 반대 입장을 나타낸 것도 의미는 있다.

이제 건설업계는 기획재정부의 방침을 기다리고 있다.

기획재정부는 현재 최저가 확대 문제 뿐만 아니라 계약제도 전반에 대해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들린다.

합리적인 방안이 마련되길 기대한다.

우리는 기획재정부가 작년에 갖은 수모를 당하면서도 건설업계와 수차례 걸쳐 공청회를 열고 의견수렴을 위해 노력했던 모습을 기억한다.

남은 시간도 건설업계와 사전에 충분한 논의를 가지는데 할애해서 ‘리턴매치’의 양상이 재연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