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교통부가 지난 6월말 발표한 건설산업 혁신방안의 기본 골격을 놓고 건설업계가 업역과 업종별로 득실을 검토하며, 겉으론 관망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속으로는 타개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특히 국토부가 예시한 업역규제 개선안과 업종체계 개선안 내용이 방안별로 업역과 업종별 유·불리가 뚜렷해, 지금은 정중동(靜中動)의 상태이나 논의 과정에서 심한 갈등이 예상되고 있다.

국토부 혁신방안의 골자는 건설생산구조를 칸막이와 다단계가 없는 고효율 산업으로 개혁하겠다는 것이다. 종합건설과 전문건설간 업역규제 개선·폐지, 건설업종체계 개선, 건설업 등록기준 정비 방안을 9월까지 마련하고 연말까지 법령을 정비하겠다고 일정까지 덧붙였다.

발표에는 업역규제 개선에 3가지, 업종체계 개선에 4가지 방안을 예시했는데, 2달 남짓 남은 논의 시한으로 볼 때, 이들 개선방안 중 각각 1가지 방안이 택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국토부 예시 가운데 종합건설과 전문건설간 업역규제 개선안을 먼저 보면  ①안은 모든 공사에 대해 전면 폐지, ②안은 일부 공사(4억～100억원)에 우선 폐지하고 단계적으로 확대, ③안은 업역제한을 폐지하되, 소규모 공사(10억원 이하)에는 존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①안은 종합건설업계가 선호하는 대신 전문건설업계의 절대 반대가 예상되고, ③안은 전문건설업계가 선호하는 대신 종합건설업계의 절대 반대가 전망된다. ②안은 양쪽 업계의 입장을 고려한 절충방안의 색체가 짙지만, 국토부도 예상하고 있듯이, 범위설정과 확대시기 등을 둘러싸고 또 다시 갈등을 유발할 수 밖에 없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 건설업계의 분석이다.   

두번째로 예시된 업종체계 개편안을 보면 ①안은 종합/전문의 구분만 폐지하고 현행 업종체계는 유지(종합 5개 업종+전문 29개 업종→ 건설업 34개 업종) ②안은 종합 세분화, 전문 통합을 통해 10개 내외 업종으로 대분류  ③안은 전문 중심으로 업종을 세분화하고, 대형공사를 원도급 받을수 있는 별도의 자본금?기술자 자격요건을 높인 업종 신설 ④안은 업종구분을 전면폐지하고 건설업 1개 업종으로 관리하되,시공실적만 공종별로 세분화하여 관리·공시하는 방안 등이다.

건설업계에서는 ①안은 사실상 건설시공업으로 업종간 갈등은 적겠지만 현행 체계와 별로 다를게 없고 ②안은 논의의 범위가 방대하고 시공기술과 현장 적용방식에 대한 장기적인 연구가 필요하기 때문에 정부일정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없다고 보고있다. ③안은 전문건설업계로서는 가장 바람직한 방안이겠지만, 종합건설업계는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이고 ④안은 ③안과 반대로 종합건설업계가 선호하는 대신 중소규모 전문건설업계가 받아들이기 힘든 방안으로 분석하고 있다.

건설업계는 이달 본격적인 논의가 시작되면 9월까지 국토부와 종합건설과 전문건설간 치열한 논쟁과 사활을 건 기싸움이 불 붙을 것으로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