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주처 계약금액조정에 막대한 영향을 끼치고 있는 기획재정부의 ‘총사업비 관리지침’이 공사기간 연장과 간접비 지급에 대한 ‘사유’와 ‘시기’·‘횟수’ 및 ‘항목’ 등을 지나치게 제한하고 있어, 사실상 간접비 분쟁의 원인이 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법무법인 율촌 과 대한건설협회가 6월8일 공동개최한 ‘건설클레임 주요이슈및 대응방안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나선 이은재 율촌 전문위원은  “기획재정부가 2017년 1월  ‘총사업비 관리지침’을 개정했지만, 총사업비 조정대상을 △발주기관 귀책, 책임 혼재의 경우 비용을 균분하는 방식 등으로만 사유를 제한하고 △준공일 전년도 5월31일까지 1회만 조정토록 시기와 횟수를 제한했으며 △일반관리비와 이윤은 조정대상에서 제외하는 등 항목까지 제한하고 있어, 오히려 발주처 불공정행위를 부추기는 꼴” 이 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감사원마저 국가계약법령의 규정과 부합하지 많고 신의원칙에 반한다며 공기연장 비용이 적절히 지급되도록 개정하라”고 통보한 점을 강조하면서, 신속히 개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총사업비 관리지침에 따르면 국가·지방자치단체·공공기관 등은 관리대상인 총사업비 500억원이상 토목사업과 200억원이상 건축사업에 대해서는 의무적으로, 그외 사업에 대해서는 지침을 준용하여, 사업추진 단계별·공종별 및 사업기간까지 관리하고, 변경을 위해서는 사전에 기획재정부장관과 협의토록 하고 있다.

게다가 2017년1월 전까지는 총사업비 관리지침에 공기연장에 대한 계약금액 조정을 위한 근거규정이 아예 없었고, 건설업계의 지속적 요구에 기획재정부가 2017년 1월 근거를 담은  ‘총사업비 관리지침’을 마련했지만, 이 같이 각종 제한 규정으로 묶어 원활한 공기연장 비용 지급을 가로막고 있는 형편이라는 것이다.

이어서 발제에 나선 신은영 한국건설기술연구월 연구위원은 “수급자의 책임이 아닌 사유로 계약이행이 지체될 경우 계약기간 연장과 계약금액 조정은 당연한데도, 대부분 발주기관들이 기획재정부와 사전협의 부담과 예산부족 등을 이유로 공기연장에 따른 추가비용을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신은영 연구위원은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 미지급은 국가계약법에 위배될 뿐 아니라 시장질서를 해치고 소송에 따른 비용부담과 시간낭비 등 분쟁으로 인한 사회적 비용까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신은영 연구위원은 제도개선 방안으로 “발주기관이 기재부와 사전협의 절차를 생략하고 총사업비를 선조정할 수 있는 ‘자율조정’ 항목에 ‘공기연장에 따른 간접비용’을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공기연장 비용이 발생하는 경우 실소요액을 계산할 때 일반관리비와 이윤까지 포함토록 개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와관련 법원에서도 2013년과 2014년 공기연장비용 인정범위에 간접노무비, 경비 뿐 아니라 일반관리비, 이윤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판결한 바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참석자들도 “발주처가 공사기간연장 간접비를 주고 싶어도 기획재정부가 공사기간연장 협의를 해주지 않는 것이 문제”라면서, “자율항목으로 빼서 당연히 간접비를 보전해주도록 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