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발표한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보면 국토환경 조성을 목표로 ‘4대강 재자연화’를 명시했다. 6개 보를 상시 개방한 후 정밀조사와 평가를 거쳐 재자연화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내년에 10개 보 개방 방안을 포함한 4대강 16개보 처리방안을 확정하고, 2019년부터 4대강 재자연화 대책에 따라 자연성 회복, 복원사업을 추진한다는 일정표까지 담았다. 일부 보의 철거도 고려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이명박정부가 4대강 사업을 충분한 논의 없이 무리하게 추진했던 결과, 예산의 편중과 낭비, 부실공사와 환경문제을 야기했던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때문에 문재인정부는 환경적 측면을 강조하면서 재자연화를 적극 추진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치수는 정부의 중요한 정책적 의무사항에 속한다. 치수는 크게 수량과 수질을 관리하는 것이다.

이전 정부들은 주로 수량관리에 급급할 수 밖에 없었다.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우리나라는 약 65%가 산지이기 때문에 35%밖에 안되는 평야지대에 인구 대부분이 몰려 살고, 농사도 짓는다.

특히 지구 온난화 영향으로 일년내내 가물다가 여름 장마철에 폭탄과 같이 쏟아지는 빗물들은 산지를 흘러내려 홍수를 부른다.

매년 봄부터 초여름까지 온 나라가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그래서 우리나라는 UN에서도 물부족 국가로 분류해 놓고 있다.

이러한 우리나라 자연 환경을 극복하고 필요한 수량을 확보하는 방법은 장마철 빗물을 가능한 육지에 가둬두는 방법 뿐이다.

이런 측면에서 이명박정부의 4대강 사업 추진방식에 대해서는 많은 비판이 있을 수 있어도, 취지가 잘못됐다고 말할 수는 없다.

필요한 수량을 확보하려면 보를 만들던, 댐을 막던, 저류지를 만들던, 장마와 태풍때 홍수를 막고 일년동안 쓸 수 있는 물을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는 것이 정부가 할 일이다.

고여있는 물은 썩는다. 그래서 현재 식수는 고도처리해서 먹는다.

수질관리는 물을 저장하면서도 자연스러운 순환을 통해 썩지 않도록 하는 방법을 찾아내는 방식이어야 한다. 4대강 사업에서 이명박정부가 실패한 부분이다.

이명박정부가 수량확보에만 집중하다가 수질문제로 비판받는 것을 반면교사(反面敎師) 삼아, 새 정부는 반대로 수질에만 집중하는 우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사람들은 녹조로 오염된 강물은 참지만, 먹거나 농사 지을 물이 부족하면 참지 못한다.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4대강 재자연화’만 언급됐을 뿐, 가뭄에 시달리는 지역에 4대강 물을 흘려보내는 관계사업 계획이 전혀 없는 점이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