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기술적 차별성이 드러나기 어려운 5억원 미만의 소규모 설계용역은 기술능력ㆍ업무관리능력평가를 생략하거나 PQ 대신 적격심사만으로 수행업체를 선정하는 방안이 추진된다.

또 공생발전을 위해 도급금액 상위업체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면 감점을 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공동도급업체수에 제한을 두는 입찰규정은 금지된다.

국토해양부는 발주청 재량과 책임 및 공정성을 높이고 설계용역업자 간 입찰부담을 완화하는 내용으로 ‘설계 등 용역업자 및 건축사법에 따른 설계자의 사업수행능력 세부평가기준(설계PQ)’ 개정안을 마련하고 올 연말부터 시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설계PQ는 용역업체의 실적과 보유기술자 등에 대한 정량적ㆍ정성적 평가를 통해 사업을 수행할 용역사를 선정하는 제도로, 그동안 일부 평가기준이 특정업체에 편향되거나 로비에 의해 평가가 영향을 받는다는 문제 제기가 있었다.

국토해양부는 이에 대해 7개 발주기관과 건설기술연구원, 설계협회 등으로 구성된 TF를 통해 개선안 초안을 마련하고 두 차례 업계 간담회를 거쳐 개선안을 확정했다고 설명했다.

개선안은 현재 건기법에서 일률적으로 정하고 있는 PQ 세부평가방법을 앞으로는 발주청별로 특성에 맞게 합리적으로 정할 수 있도록 하고, 특정업체 특혜 시비를 차단하기 위해 설계PQ기준 제ㆍ개정 때 사전에 7일 이상 관계자 의견수렴 과정을 거쳐 설계자문위원회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이와 함께 평가의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발주청은 설계PQ 평가위원 명단과 세부 평가내용을 포함한 평가결과서를 발주청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도록 했다.

특히 업체들의 입찰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기술적 차별성이 드러나기 어려운 5억 미만의 소규모 용역에 대해서는 기술능력 및 업무관리능력평가 항목(QBS)을 생략하거나 설계PQ를 시행하지 않고 적격심사만으로 수행업체를 선정하는 방안을 검토하도록 했다.

5억 미만 용역은 건수 비중으로는 96.3%, 매출 비중으로는 34.1%를 차지하고 있는데 QBS 평가를 위해서는 용역에 대한 이해도, 추가 제안, 작업계획서 등 작성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개선안은 또 도급액 상위업체들이 서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입찰에 참여하는 것을 제한하기 위해 발주청별로 상위업체 기준을 정해 2점까지 감점을 줄 수 있도록 하는 한편, 공동도급업체 수에 제한을 두는 것은 금지하도록 했다.

지금까지 한국수자원공사의 경우 도급액 상위 5개사 간 공동도급을 금지해왔는데 앞으로는 이런 제한이 다른 발주기관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반대로 일부 지자체는 공동도급 업체수를 최대 2개사로 제한해 지역공동도급 의무에 따른 지역업체 1개사와 PQ점수를 확보할 수 있는 대형업체 1개사만 참여할 수있도록 제한한 사례가 있었지만 앞으로는 공생발전 차원에서 이런 사례가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이밖에 개선안은 용역 수주 뒤 발생하는 불법하도급을 줄이고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업무 중첩도에 대한 평가 방법을 절대기간(현행 25개월 이하 만점)에서 해당 용역기간에 대한 상대기간(중복도 100% 미만 만점)으로 변경했다.

아울러 장기적으로 코드화된 설계-감리 통합실적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설계PQ 평가를 자동화하고, 1천여 쪽에 이르는 PQ서류 제출 없이 온라인으로 평가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는 20일 오후 3시 한국수자원공사 과천 수도권본부에서 70~80여 개 업체가 참여하는 가운데 간담회를 열고 개선안에 대한 추가 의견수렴을 거친 뒤 최종안을 확정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