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생산체계 효율화 방안의 하나로 국토교통부가 도입하려는 ‘시공책임형 CM(CM at risk)’은 종합건설업체가 설계단계에 참여한 후 시공하는 방식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토부는 3월30일 개최된 ‘토목의 날’행사 일환으로 열린 ‘건설정책 포럼’에서 이 같은 내용을 포함한 ‘건설기술정책 추진방향’과 ‘건설산업정책 추진방향’을 발표했다.

국토부가 시범사업을 실시하려 하는 ‘시공책임형 CM’은 설계단계에서 미리 선정된 종합건설업체가 CM 역할을 하고, 설계가 종료되기 전에 협의한 공사상한(GMP) 가격으로 시공 계약을 하는 방식이다.

즉, 발주자는 설계회사를 선정하면서 동시에 CM을 맡을 종합건설업체도 선정하고, 종합건설업체는 설계과정에 참여해서 시공경험을 반영해 가장 효율적인 설계가 나오도록 CM 역할을 하는 것이다,

이어서, 설계가 종료되기 전에 발주자는 마련된 설계를 바탕으로 공사비 상한(GMP) 가격을 정해 CM을 맡았던 종합건설업체와 시공계약을 체결하며, 나중에 시공을 마친 결과 공사비 상한을 초과하면 업체가 리스크를 부담하고, 수익이 발생하면 발주자와 사전 계약된 비율로 나누게 된다.

국토부는 ‘시공책임형 CM’이 설계·시공 분리입찰과 일괄입찰(턴키)의 중간단계로, CM이 전문업체와 직접 계약하는 선진국형 직거래 생산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시공 노하우를 설계에 반영해 시공성이 높은 설계가 가능하고, 이를 통해 설계변경을 최소화 하고 공기단축이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사후 수익 공유로 인해 참여자간 이해관계가 일치되고, 이 과정에서 하도급 내역 등 원가가 발주자에 공게돼 사업관리 투명성이 강화되는 장점이 있다고 밝혔다.

현재 ‘시공책임형 CM’은 계약관렵법에 규정이 없기 때문에 국토부는 산하 공공기관을 통해 시범사업을 우선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시공책임형 CM’은 계약법에 규정이 없는 문제 뿐만 아니라, CM을 맡을 종합건설업체 선정방식, 공사비 상한가격 결정까지의 CM용역 비용 정산, 설계변경 허용 여부와 기준, 분리 발주대상인 전기와 통신에 대한 적용 등 결정해야 할 문제가 산적한 상태다.

특히, ‘시공책임형 CM’은 발주자와 CM을 맡은 시공업체가 시공 결과에 따라 사후 수익을 나누는 구조이기 때문에 ‘계속비 공사’에 한정할 수 밖에 없는 점도 문제로 지적되고 있다.

이 때문에 시범사업 선정에도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들린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이날 건설산업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지부진 했던 생산체계 선진화에 다시 시동을 걸고 나서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해서 주목된다.

칸막이식 업역체계 유연화를 위해 중장기 적으로 업종별 업무범위 제한을 폐지하고, 건설산업기본법에 건설기술진흥법의 용역업 부분을 포함하는 방식으로 건설시공업과 용역업을 하나의 법령으로 통합하는 방안도 연구중이라는 것이다.

또한 기술경쟁 유도를 위한 입찰 시범사업 추진 계획도 밝혔다. 가격경쟁 없이 기술경쟁만으로 낙찰자를 결정하는 ‘확정가격 최상설계’일괄입찰방식을 금년 ‘흑산도 공항’과 ‘서울-세종간 고속도로 1공구’등에 시범 실시하고, 견적능력 향상 등 기술력 제고를 위해 건설사가 직접 공종별로 물량 및 단가를 산출하여 집행하는 ‘순수내역입찰’방식도 시범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김정희 국토교통부 건설경제과장은 이날 토론회에서 “이번 정책방안에 특별히 새로운 것은 없지만, 그 동안 중장기 계획이 시행단계에서 이해관계자의 반대로 당초 취지가 상단부문 퇴색되거나 왜곡된 부분이 많아, 이를 다시 바로 세우기 위해 정책적 재점검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