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규모 복합공사 파동을 기화로 이제 건설산업의 현행 종합건설과 전문건설로 구분되어 있는 ‘경직된 칸막이식 업역체계’를 깨야 할 때 라는 의견이 확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경직된 칸막이식 업역체계’를 깨려면 우선 ‘영업범위 폐지’가 다시 추진돼야 한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2008년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의 건설생산체계 개편방안 논의를 통해 ‘영업범위 폐지’를 추진했지만, 건설단체들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당시 국토부는 2007년 ‘종합과 전문건설업간 겸업제한 폐지’를 담은 건설산업기본법개정에 성공한 여세를 몰아, ‘경직된 칸막이식 업역체계’철폐의 핵심인 ‘영업범위 폐지’까지 성취해서 선진화 과제를 마무리 하려 했었다.

무산되기는 했지만 국토부는 그때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까지 만들어 ‘영업범위 폐지’와 그에 따른 부수적인 보완장치 세밀하게 담아낸 바 있다.

영업범위가 폐지된 건설업의 환경은 어떤 것일까?

국토부는 발주자와 수급인이 공사내용·시공기술·현장여건 등을 고려해 시공능력·공사실적 및 해당업종 등록여부 등을 기준으로 능력있는 업체를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생산체계를 그렸다.

즉, 발주자가 공사의 성격에 따라 종합건설업체에 발주할 수도 있고, 해당 공사 관련 전문면허를 모두 보유한 전문건설업체, 또는 전문건설업체간 컨소시엄, 또는 종합과 전문건설업체간 컨소시엄이 가능토록 하는 등, 발주자의 권한을 강화하고 업역간 칸막이를 완전히 걷어 내는 체계다.

이때 발주자가 전문업체간 공동도급 등 다양한 생산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발주자가 종합공사에 대한 종합적 계획·관리·조정업무를 위탁할 수 있는 근거와 당해 업무에 대한 자격요건 규정도 덧붙었다.

또한 업종별 영업범위 제한 폐지에 따라 건설 생산단계가 무분별하게 확대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하도급제한 규정이 정비됐다.

법령상 일괄하도급, 재하도급 및 전문건설업체의 하도급 금지는 유지하되, 대통령령이 정하는 요건에 해당하는 경우로서 발주자가 승낙한 경우는 예외를 인정하는 방식이다.

직접시공 의무대상 공사와 의무비율을 확대한다거나 종합공사를 도급받는 전문건설업자의 기술능력 보완책 마련 등 몇 가지 부족한 점이 없지는 않지만, 국토부는 이미 ‘영업범위 폐지’에 대한 이론과 실제적 추진방안을 모두 갖고 있다고 할 수 있다.

사실상 결심만 하면 된다. ‘영업범위 폐지’추진에 대한 국토교통부의 결단을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