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견ㆍ중소 건설업계가 종합심사 낙찰제의 공사수행능력 평가기준을 입찰참가자격 사전심사(PQ) 수준으로 완화하고, 해외 및 민간공사의 시공실적을 반영해 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628개 중견ㆍ중소 건설사는 지난주 ‘종심제 운용기준에 대한 건의서’를 국회와 기획재정부, LH 등 23개 기관에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건의서를 통해 “현재 종합심사낙찰제는 입찰금액 변별력이 없기 때문에 공사수행능력점수가 낙찰자 결정에 절대적인 기준이 될 수 밖에 없다면서, 입찰가격은 균형가격부터 균형가격 -3% 사이로 투찰이 집중될 것이 자명하므로 시공실적의 변별력을 지나치게 높게 평가한다면 시공경험이 풍부한 일부건설업체들이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돼 특정업체에게 특혜를 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심사기준의 수정 없이 이러한 상황이 지속이 된다면 향후 일부 대형건설회사만이 지속적인 실적 및 수주확보가 가능하게 되고, 실적경과기간에 따른 조정계수를 통해 일부 특정업체와 중소건설업체와의 차이는 점점 커지기 때문에 담합 등의 부작용이 발생할 가능성이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낙찰자 결정에 절대적인 심사항목 중 하나인 시공평가 심사에서 해외현장 및 민간현장 등의 동일공종 시공실적이 시공평가결과 심사에서 제외되는 것은 반쪽자리 평가방식에 지나지 않으며 해외 민간에서 시공한 우수한 시공 실적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계속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객관적이고 합리적인 시스템 준비를 통하여 우수한 시공실적에 대한 평가가 단순히 해외나 민간공사라 하여 차별이 되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한 “종합심사낙찰제의 공동도급 평가방식은 중소건설업체와 공동도급을 할 경우 공사수행능력평가 심사에서 점수를 손해보는 구조로 박근혜정부가 추진중인 동반성장 정책과 정면으로 반해 중소건설업체와의 공동도급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예를들어 최저가낙찰제공사인 ‘울산신항 인입철도 노반 건설공사’의 경우 100위 초과(중소기업) 업체와 공동도급비율이 18.7%(50개사)였으나, 종합심사제로 입찰한 ‘동해선 포항~삼척 철도건설 제11공구 노반건설공사’의 중소건설업체와 공동도급비율은 4.4%(4개사)로 중소건설업체의 철도분야 공공 참여시장이 축소되됐다면서, “장기적으로 중소건설업체는 실적확보의 어려움으로 공공 철도시장에서 퇴출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매출액 비중 심사시 해외기성실적을 인정하지 않고 국내 기성 실적만으로만 평가하는 것은 시공전문성을 평가하려한 도입 취지와 맞지 않고, 국제입찰대상공사임에도 국내기성실적이 없어 수주기회 자체를 박탈당한 외국계 건설업체들의 WTO 정부조달협정 위반에 따른 제소가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들은 “공사수행능력 점수에서 이미 낙찰자가 정해지는 입찰 구조와 수주독점을 막기 위해서 현행 PQ기준 통과 업체수와 비슷한 수준의 공사수행능력 만점사가 유지될 수 있도록 평가기준을 완화시켜주시기 바란다”고 건의했다.

또 “시공평가 심사를 위하여 해외 및 민간에서 시공한 동일공종의 우수한 시공평가결과가 배점에서 제외되지 않도록 평가시스템이 정비될 때까지 배점한도를 적용해 달라”고 밝혔다.

또한 “중소건설업체와 지역건설업체가 대형건설업체와 상생할 수 있도록 중소건설업체 또는 지역건설업체와 공동도급을 할 경우 공동도급 비율에 따라 각 항목별 가점 5%를 줘 대형건설업체와 중소건설업체가 상생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고 건의했다.

이밖에도 “매출액 심사시 국내기성실적만을 인정하는 것은 WTO협정 위반의 소지가 있고 실적 신고시에도 해외기성은 해외건설협회로 인정받는 부분이 있으므로 매출액 심사시 해외기성실적을 평가에 반영해 달라”요청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