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주택 PF사업장에 대해 금융기관이 시공사 신용도, 사업성 등에 따라 과다한 가산금리, 수수료를 부과하던 관행이 없어진다.

공사비 부족 문제가 없도록 준공후에 PF 대출금을 상환할 수 있도록 하고, 금융기관 재량으로 행하던 각종 불공정 관행도 근절된다.

특히, 하도급업체의 오랜 숙원이던 공사대금 지급방식도 개선해 공사대금을 지연 또는 못 받는 어려움이 크게 줄어들고, 원청 부도로 인한 연쇄 부도 위험도 사라질 전망이다.

국토교통부는 대한주택보증이 PF원리금 상환을 보증한 사업장에 대해 이 같은 내용의 ‘표준 PF대출’ 제도를 주관 금융기관 선정을 거쳐 이르면 5월말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를 통해 주택업계-금융기관-하도급업체가 모두 상생하는 ‘한국형 주택 PF’의 새로운 모습으로 발전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재 우리나라의 일반적인 주택 PF사업은 ‘시공사 지급보증’에 기반하여 은행 대출이 이뤄지는 독특한 구조로, 최근 경기침체에 따라 은행이 시공사 보증을 기피하고, PF대출을 대폭 축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주택업계는 과도한 PF 가산금리를 부담하여 사업성이 악화되고, 금리 이외에 취급수수료 등 각종 수수료 부담도 가중되고 있어 어려움을 겪고 있는 형편이다.

PF금리는 1금융권 4～8%, 2금융권 10%대로 다양하며, 이마저도 시공순위 20위 이하는 시공사 연대보증만으로는 PF 대출자체가 극히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주택업계는 또 분양대금이 입금되면 우선 원리금을 상환하고, 남은 금액으로 공사비 충당하고 있어 공사비 부족에 시달리고 있다.

PF대출금을 사업종료 이전에 분할상환을 해야 함에 따라 분양률이 양호한 경우에도 충분한 공사비 확보가 곤란하다는 것이다.

또한 아직도 은행 재량의 불공정 관행이 남아 있고, 대주보의 PF보증제도 또한 다소 경직적으로 운영되는 측면이 있다는 것이 정부의 판단이다.

특히, 경제적 약자인 하도급업체는 공사대금을 지연 또는 못 받거나, 은행 대출(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로 받는 등 지원의 사각지대로 방치되고 있는 것도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시공사(원청)가 ‘외담대’ 원금을 만기 미결제할 경우(시공사 부도 등), 하도급업체에 대출금 상환 의무가 있어 연쇄 부도가 빈발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다.

‘외담대’란 ‘외상매출채권 담보대출’을 말하는 것으로 원청이 발행한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하도급자가 공사대금을 은행에서 대출받아 충당하고, 만기일에 원청이 대출금을 상환하는 대출 형태다.

정부는 이같은 주택업계의 오랜 ‘손톱 밑 가시’를 제거하고, 금융권, 하도급업체 등이 모두 상생할 수 있도록 관련기관 협의를 거쳐 대주보의 PF보증 사업장에 대해 ‘PF대출’ 구조를 마련했다.

먼저 PF 대출금리가 4%대로 인하되고, 각종 수수료도 면제된다.

사업장별 과다한 가산금리 체계가 대주보 신용등급(AAA)에 상응하는 수준으로 인하(4%대)되고, 은행이 수취하는 각종 수수료도 면제된다.

상환방식도 준공시까지 공사비 부족 문제가 없도록 기존 분할상환 방식을 사업 완료후 ‘만기 일시상환’하는 방식으로 개선한다.

분양률 호조로 자금 여건이 좋을 경우, 중도 상환도 허용(중도상환수수료 면제)된다.

주택업계에 대한 각종 불공정사항이 개선된다.

금융기관 재량으로 행하던 각종 불공정관행을 근절하고, 대주보도 보증을 하면서 추가로 시공사 연대보증을 받는 관행도 금지된다.

대주보 PF보증제도 이용 문턱을 낮춘다. 대주보가 수취하는 PF보증요율을 사업성에 따라 5단계로 차등하되 최대 0.6%p 인하키로 했다.

사업성 있는 중소건설사 사업에 대한 업체별 보증한도를 현실화하고, PF보증을 받을 수 있는 시공사 최소요건을 현행 신용등급 BBB-이상 & 시공순위 400위 이내에서 BB+이상 & 500위 이내로 개선키로 했다.

보증한도 산정방식도 대출잔액 등에 따라 탄력 운영된다.

예를들어 대출금 일부 상환시 대출잔액에 따라 보증한도를 산정하고, 사용검사 후 신탁등기 또는 근저당 설정된 경우는 보증한도에서 배제한다.

투명한 자금관리를 통해 하도급대금도 제때 지급한다.

보증 리스크를 부담하는 대주보가 자금지출 등 분양대금을 관리하여 자금운용의 투명성을 높이고, 대주보가 관리하는 분양대금 범위 내에서 하도급대금을 하도급업체에 현금직불하는 것을 원칙(기성확인후 1개월내)으로 한다는 것이다.

이 경우 시공사 신용등급 A이상 우량사업장(대주보 기준)은 직불 예외 적용하는 대신, 하도급업체 공사비 수령 여부를 매달 확인하여 연체사실이 있으면 직불로 전환키로 했다.

자금 미스매치로 현금 부족시, 예상 분양수익금 범위내에서 원청이 하도급업체에 외상매출채권을 발급하는 ‘비소구 외담대’도 도입한다.

하도급업체는 외상매출채권을 담보로 은행에서 공사비를 조달하고, 만기시 대주보가 관리하는 분양대금으로 대출금을 상환하는 것이다.

이경우 공사비를 쉽고 빠르게 현금화 가능(직불 또는 외담대)하고, 하도급업체에 대출금 상환의무가 없어 원청 부실에 따른 동반부실 방지효과가 기대된다.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주택PF는 사업위험의 대부분을 시공사가 부담하는 특특한 구조로 주택경기 변동에 따라 부침이 심할 수 밖에 없다면서,이번 ‘표준PF대출’ 제도 시행을 통해 우량한 주택사업의 원활한 추진을 유도하고, 주택업계-금융권 등 모두가 상생하는 PF관행이 만들어 질 것으로 기대했다.

특히, ‘비소구 외상매출채권담도대출 제도’를 도입하는 등 하도급대금 지급구조 개선을 통해 경제적 약자인 하도급업체를 보호하고, 서민경제 활성화 및 상생 유도하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전문건설업계는 즉각 “상환청구권 없는 외담대” 도입을 환영하고 나섰다.

대한전문건설협회(회장 표재석)는 그 동안, 원도급사가 외담대 발행 후, 만기 미결제한 경우, 금융기관은 돈을 받아간 하도급에게 상환청구권을 행사해 왔으며, 이로 인해 하도급업체의 피해가 극심해짐에 따라 전문건설업계에서는 외담대가 ‘악마의 제도’로 불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대주보 표준 PF보증 제도’시행으로 건설업계 전반적으로 금융 및 자금조달에 긍정적인 효과가 있을 것이고, 특히 ‘상환청구권 없는 외담대’방식 도입으로 원도급자의 만기미결제로 인한 하도급자들의 피해를 줄일 수 있게 될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협회는 ‘대주보 표준 PF보증 제도’가 안정적으로 정착돼, 상환청구권 없는 외담대‘ 방식이 활성화되기를 기대하며, 이번 변화가 대주보 사업장 뿐만 아니라 모든 공사로 확대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