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상호시장 허용제도에 대한 입법영향분석 결과 제도의 원점 재검토와 함께 그 동안 일방적으로 시장을 잠식당하여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는 영세 전문건설업체 보호가 시급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건설정책연구원(원장 김희수)은 11월 08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건설정책리뷰 ‘건설업 상호시장 허용제도의 입법영향분석’을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현행 건설업 상호시장 허용제도에 대한 입법영향분석 결과 소비자(발주자) 선택권 확대, 직접시공 확대, 상호경쟁 촉진의 입법 목적을 전혀 달성하지 못하고 있고, 위임입법의 한계 일탈, 체계 정당성의 원리 위배 등 법적 문제점을 제기했다.

이에 대한 개선방안으로는 중·장기적 측면에서 건설업 상호시장 허용제도를 원점에서 재검토할 필요가 있고, 단기적 측면에서 영세 전문건설업체 보호를 위한 입법화가 시급하다고 주장했다.

건설업 상호시장 허용제도는 ‘건설산업 생산구조 혁신 로드맵’에(2018.12.31.) 따라 도입된 제도로서, 과거에는 종합공사는 종합건설업, 전문공사는 전문건설업이 수행하던 제도를 소비자(발주자) 선택권 확대, 직접시공 확대, 상호경쟁 촉진을 목적으로 업종 구분 없이 자유롭게 상호시장에 진출하도록 한 제도다.

그러나 실제로는 제도 시행 이전 대비 입찰 경쟁률은 크게 증가하여 발주자의 행정력 부담은 커졌고, 투찰율 대비 낙찰하한율 증가로 공사비 역시 상승하면서 발주자의 만족도 요인은 사실상 전무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연구원은 이 밖에도 국토교통부의 불법하도급 실태 점검 결과 동 제도는 직접시공에 전혀 기여하지 못하고 있고, 2022년 기준 상호시장에서 종합건설업체는 전문건설업체에 비하여 금액 대비 공공공사 3.5배, 민간공사에서 15.7배 높은 상황이라고 주장했다. 

또, 대형 공사를 수행해야 할 종합건설업체가 지방의 소규모 공사를 무분별하게 수주하여 지방에서 직접시공과 지역경제를 담당하고 있는 영세 전문건설업체를 잠식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문제라고 밝혔다. 

나아가 보고서에서는 현행 제도는 ‘위임입법의 한계를 일탈하고, 체계정당성의 원리를 위배하는 등 법적으로 많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결국 ‘제도 설계 자체가 잘못됐다’고 주장했다.

연구를 수행한 홍성진 연구위원은 “현행 제도는 입법목적에 실패한 제도로서, 원점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밝히면서, “우선적으로 영세 전문건설업체 보호를 위한 입법화가 필요하며,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건설산업기본법’일부개정안(김민철 의원안, 김희국 의원안)의 조속한 처리가 그나마 해법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