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축사의 대한건축사협회 의무가입을 규정한 ‘건축사법 개정안’이 1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8월 4일부터 시행에 들어갔다. 따라서 앞으로 대한건축사협회에 가입하지 않은 건축사는 법 위반으로 징계 대상이 된다.

이에대해 새건축사협의회 등 일부 건축사들은 “건축물 안전 문제는 건축사들의 협회 의무가입이 이루어지지 않아 발생한 문제가 아니며, 의무가입으로 그런 문제의 예방이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다”라면서, “대한건축사협회의 독점적 지위가 우리나라 건축을 퇴행시킬 우려가 있다”고 반발하고 있다. 헌법소원까지 제기해 놓고 있어 건축사 사회가 어수선하다. 

뒤돌아보면, 30여년간 유지됐던 대한건축사협회 의무가입제도는 지난 2000년 폐지됐었는데, 당시 정부는 경제 민주화를 꾀하면서 규제개혁위원회를 중심으로 각종 협회등 사업자단체에 대한 규제개혁을 추진했었다. 협회의 독점적 권한을  끊어서  회원의  자율적 경제행위를 보장한다는 취지로  ‘협회 가입 강제 폐지’, ‘복수협회 허용’, ‘정부위탁업무의 축소’ 및 ‘위탁기관의 복수지정’ 등이 실행됐다. 

이때 대한건축사협회 뿐만 아니라 대한건설협회 등 대부분의 사업자단체들의 의무가입조항이 폐지됐다.

그로부터 23년이 지난 2023년 8월 4일 대한건축사협회의 의무가입이 논란 끝에 부활됐다. 

대한건축사협회는 건축물의 설계, 공사감리, 건축허가 및 사용승인 시 현장조사·검사 및 확인업무 등과 같은 건축사의 업무의 공공성을 확보하고, 공사현장에서 불법 자격(면허) 대여 횡행 및 부조리한 감리 행위 등을 통제하며, 건축사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건축사의 사회적 역할과 책임 그리고 윤리의식 강화를 위해서 의무가입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했었다.

권한에는 책임이 따른다. 

대한건축사협회는 앞으로 자신들이 밝힌 이 같은 책무들을 제대로 해내야 할 책임이 생겼다. 

쉽지 않은 일이다. 그렇지만, 그래야만 의무가입제도 부활이 대한건축사협회의 이익을 위한 주장이 아니었다는 명분을 가질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