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경기 불황으로 건설사들의 부도 위기감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 시공능력평가 83위인 대우조선해양건설이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는 등 100위권 내외의 건설사들이 부도를 내거나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시공능력평가 17위인 태영건설과 25위인 한신공영은 최근 신용등급이 하향 조정됐다. 경기도는 우림건설 등 21개 건설사의 등록을 말소시켰다.

건설업은 국내 총생산의 15%를 차지할 정도로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크다. 건설업이 위기에 빠지면 국가경제 전체가 흔들릴 수 밖에 없다.

지난 1분기에만 폐업 신고한 건설사들이 900곳에 달할 정도로 최근 건설업계의 경영난이 심각하다. 그만큼 건설업이 처한 상황이 어렵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건설업이 우리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연관기업이 많아 건설업이 위기에 빠지면 국가경제에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부동산 시장도 마찬가지다. 정부의 규제완화 대책 등으로 거래가 회복될 조짐을 보이고 있으나 여전히 급매물 위주로 거래가 이뤄지는 등 본격적인 회복세로 이어지지는 못하고 있다.

분양시장도 사정은 비슷하다. 건설사들은 미분양이 우려되는 지방소재 아파트 단지를 중심으로 분양을 미루고 있다. 분양을 했다가 미분양이 이어지면 심각한 경영난에 봉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작금의 우리경제는 내수가 부진세를 면치 못하는데다 수출마저 둔화세를 보이는 등 침체국면이 지속되고 있다. 수출이 살아나지 않으면 정부가 목표로 한 경제성장률 달성도 쉽지 않다.

수출은 우리경제가 성장하는데 버팀목 역할을 해왔다. 우리경제가 이만큼 성장한데는 수출이 효자노릇을 톡톡히 했다. 그만큼 수출이 아니면 불가능했다는 것을 방증하는 것이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미분양이 줄어들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악성미분양인 준공후 미분양이 늘어나는 것은 문제다. 악성미분양이 증가하면 건설사들의 어려움은 그만큼 커질 수 밖에 없다.

미분양은 건설업계의 재무건전성을 악화시키고 금융권의 부동산PF 대출 부실을 초래하는 등 금융권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

중소 건설사들의 도산은 하도급기업의 줄도산으로 이어질수 있다. 한국은행은 최근 금융안전보고서에서 미분양이 증가하면 3년간의 시차로 건설업계의 부실위험이 높아지는 패턴을 보인다고 밝혔다.

지금 당장은 큰 문제가 없더라도 3년뒤에는 리스크가 가시화 될 수 있다는 말이다.                                              

미분양은 이미 7만호를 넘었다.  정부가 위험수위로 판단한 6만2천호를 훌쩍 넘어선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아직까지는 정부가 직접 개입할 단계는 아니라고 선을 긋고 있다.

정부는 미분양이 10만호가 넘기전에는 대책마련을 검토하지 않고 있다는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그렇지만 미분양이 증가하면 건설사들은 물론 경기침체가 가속화 할 수 있다는 점에서 대책마련이 시급한 실정이다.

부동산 시장이 살아나기 위해서는 규제완화가 이뤄져야 한다. 규제완화를 통해 거래가 활발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거래가 활발해지면 부동산 경기가 살아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수요가 있는 곳에 공급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 규제를 대폭 완화해야 한다.

수요가 많은 서울지역의 경우 재개발, 재건축 등 정비사업을 통하지 않고는 주택건설이 어렵다는 점에서 규제를 대폭 풀어야 한다.

최근들어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가 기준금리를 잇따라 동결했다. 치솟는 물가를 감안할때 기준금리를 인상하기에 부담스러운 탓이다.

하지만 미국과의 금리격차를 해소하기 위해서는 기준금리 동결이 이어지길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

한은이 앞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할 경우 부동산시장에도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기준금리 인상은 부동산시장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 밖에 없다.              
          
건설업은 일자리에 있어서도 다른 업종을 능가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건설업의 취업유발계수는 12.5로 전 산업 평균치인 11.7을 웃돈다.

취업유발계수는 특정상품에 대한 최종 수요가 10억원일 경우 직간접적으로 발생하는 취업자수를 말한다. 그만큼 일자리 효과가 다른 업종보다 크다는 것을 보여준다.

일자리를 늘리기 위해서는 건설업에 대한 규제완화가 시급히 이뤄져야 한다. 일자리를 창출하는데 건설업만큼 효과가 큰 업종이 없기 때문이다.  

문제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지속된 인플레이션과 원자재 쇼크에 건설사들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는 점이다.  

법정관리에 들어가는 중소 건설업계가 늘고 있고 그나마 견뎌오던 중견업체들도 신용등급 하향위기에 빠지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지방건설업계의 경우 경영난이 심각하다. 기역경제가 갈수록 침체되면서 지방건설업계의 위기감이 증폭되고 있다.  

최근 도산하는 건설사들이 대부분 지방건설사여서 가뜩이나 얼어붙은 지역경기가 더 나빠지고 있다. 

3년 연속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내지 못하는 지방 중소건설업체 비중이 2021년 12%에서 지난해엔 17%로 늘었다. 지방 중소업계가 처한 상황이 그만큼 어렵다는 것을 잘 보여주는 대목이다. 

물론 건설사들도 무리한 사업영역 확장으로 위험에 빠져서는 안된다. 지금처럼 부동산 시장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사업영역을 무리하게 넓혔다가는 더 큰 어려움에 봉착할 수도 있다.

정부도 건설업계의 위기 극복을 위한 특단의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지방 중소건설업계의 도산이 건설산업 생태계를 흔들고 경제전반으로 위기가 옮겨가는 일이 벌어지도록 해서는 안된다.

미분양 해소와 유동성 확보 등 건설업계의 어려움을 해결할 대응책을 강구해야 한다. 부실의 뇌관이 터진 뒤에 해결책을 마련하기엔 시간이 많지 않다는 것을 정부당국자들은 인식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