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

건설공사의 도중에 간혹 건설사업자(수급인)의 발주자(도급인)에 대한 공사대금채권이 수급인의 채권자에 의하여 가압류되거나 압류되고 추심명령이나 전부명령이 내려지는 경우가 있다. 공사대금이 여러 채권자들에 의하여 가압류나 압류가 중복(경합)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때 도급인은 과연 누구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여야 하는지도 문제로 된다.

공사대금에 대한 채권가압류는 보전처분의 긴급성, 비밀성으로 인하여 통상 건설사업자인 채무자나 건설공사 발주자인 제3채무자에 대한 가압류신청 사실에 대한 통지나 심리없이 법원이 직권으로 일정한 금액의 공탁을 조건으로 가압류 결정을 한다. 공탁금의 규모는 법원에 따라 다르지만 공사대금 가압류의 경우 통상은 채권액의 1/3 내지 1/2 금액의 공탁을 요구하고 그 중에서 1/2나 혹은 전액의 현금 공탁을 요구한다. 사안에 따라서는 공탁금 중 일부를 보험회사의 지급보증서로 대신하는 것을 허용하기도 한다. 가압류가 된 후에도 채권이 변제되지 않으면 채권자는 지급명령이나 재판절차에 의하여 제3채무자인 도급인에 대하여 그 지급을 명령하는 결정이나 판결을 받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3채무자가 여전히 채권금액을 지급하지 않으면 공사대금 채권에 대한 가압류를 본압류로 변경(전이)하고 추심명령이나 전부명령을 받게 된다.

설령 공사대금에 대하여 가압류가 아닌 본압류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공사대금과 같은 금전채권에 대하여는 압류한 것으로만은 그 공사대금이 압류채권자에게 귀속되는 것이 아니고 입류채권자가 민사집행법 제229조에서 규정하는 추심명령과 전부명령을 받아 이를 현금화하는 조치를 취하여야 한다.

 추심명령은 채권자가 채무자(건설공사에 있어서 건설사업자인 수급인)를 대위하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채무자에 갈음하여 제3채무자(건설공사에 있어서 발주자인 도급인)에 대하여 피압류채권(공사대금채권)의 이행 즉 공사대금 지급을 청구하고 이를 수령하여 자기의 채권의 변제에 충당할 수 있도록 하는 권능을 주는 집행법원의 명령이다. 건설사업자인 수급인이 압류된 공사대금 채권의 채권자의 지위에 변동을 가져오는 것은 아니고 추심명령의 채무자 즉 수급인이 여전히 압류된 채권의 채권자로 남아있기는 하지만 압류채권자가 채무자(수급인) 대신 압류된 채권의 추심권능을 취득하게 된다. 이에 반하여 전부명령은 전부명령이 확정되면 피압류채권은 제3채무자(도급인)에게 송달된 때에 소급하여 집행채권의 범위 안에서 당연히 전부채권자에게 이전하고 동시에 집행채권은 효력이 발생된다.

압류채권자는 공사대금채권의 현금화방법으로서 전부명령과 추심명령 중 어느 것을 선택할 것인가를 결정할 수 있다. 추심명령의 경우에는 다른 채권자가 배당요구를 할 경우에 다른 채권자들과 배당절차를 거쳐 나누어 가져야 하는 불이익이 있지만 압류된 채권 외에 제3채무자의 다른 재산에 대하여 다시 압류를 진행하여 채권의 만족을 구할 수 있다.

공사대금 채권에 대한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으면 제3채무자인 도급인에 대한 이행의 소는 추심채권자만이 제기할 수 있고 채무자인 수급인은 피압류채권에 대한 이행소송을 제기할 당사자적격을 상실한다.(대법원 2000. 4. 1. 선고 99다23888 판결 참조). 또한 같은 공사대금 채권에 관하여 복수의 채권자들이 각각 추심명령을 신청하여 추심명령이 여러 번 발부되더라도 추심명령 발부의 시간적 차이로 말미암은 그 순위에 있어서 우열이 없어 모두 동일한 순위일 뿐이다.

추심명령을 받아 채권을 추심하는 채권자는 자기채권의 만족을 위하여서 뿐만 아니라 압류가 경합(중복)되거나 배당요구가 있는 경우에는 집행법원의 수권에 따라 일종의 추심기관으로서 압류나 배당에 참가한 모든 채권자를 위하여 제3채무자로부터 추심을 하는 것이므로 그 추심권능은 압류된 채권 전액에 미치며, 제3채무자로서도 정당한 추심권자에게 변제하면 그 효력은 관련 모든 채권자에게 미치므로 압류된 채권을 경합된 압류채권자 및 또 다른 추심권자의 집행채권액에 안분하여 변제하여야 하는 것도 아니다. (대법원2001. 3. 27. 선고 2000다43819 판결 참조). 그 결과 공사대금채권이 압류되고 추심명령이 있는 경우에는 도급인은 압류채무자(수급인)에게 공사대금채무를 변제하여서는 아니 되고 압류채권자에게 변제하여야 한다.
 
동일한 피압류채권에 대하여 다른 채권자의 압류명령이 추심권자의 추심종료 후에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경우에는 채권압류명령은 그 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됨으로써 효력이 생기는 것이므로, 제3채무자의 지급으로 인하여 피압류채권이 소멸한 이상 설령 다른 채권자가 그 변제 전에 동일한 피압류채권에 대하여 채권압류명령을 신청하고 나아가 압류명령을 얻었다고 하더라도 제3채무자가 추심권자에게 지급한 후에 그 압류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된 경우에는 추심권자가 추심한 금원에 그 압류의 효력이 미친다고 볼 수 없다( 대법원 2005. 1. 13. 선고 2003다29937. 판결 참조).

다만 현실에 있어서 공사발주자인 도급인이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기 전에 수급인에 대하여 선급금을 지급하였는데 공사미완료로 지급한 선급금을 반환받아야 하거나 기타 상계할 수 있는 채권이 있는 등 수급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사유가 있다면 이러한 사유로는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은 후에도 압류된 금액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공사대금과 같은 금전채권에 대한 가압류로부터 본압류로 전이하는 압류 및 추심명령이 있는 때에는 제3채무자(도급인)는 채권이 가압류되기 전에 압류채무자(수급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 사유로써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으므로, 제3채무자의 압류채무자에 대한 자동채권(상계를 주장할 수 있는 채권으로 예를들어 선수금반환채권)이 수동채권(상계로서 지급을 면하는 채권)인 피압류채권(공사대금채권)과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경우에는, 그 가압류명령이 제3채무자에게 송달되어 가압류의 효력이 생긴 후에 자동채권이 발생하였다고 하더라도 제3채무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주장할 수 있고, 따라서 그 상계로써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있는 것이다 (대법원 2001. 3. 27. 선고 2000다43819.판결 참조).<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02-743-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