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

건설공사대금 채권도 일반 채권과 마찬가지로 권리자가 일정기간 행사하지 않으면 그 권리가 시효소멸한다. 건설공사대금 채권은 민법 제163조 제3호의 도급받은 자, 기사 기타 공사의 설계 또는 감독에 종사하는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 즉 ‘도급을 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에 해당하여 3년의 기간 경과로 소멸한다.

우리나라에서 시효소멸이란 시효기간 즉 건설공사대금 채권에 있어서는 3년의 기간 경과로 당연히 권리가 소멸한다는 의미이다. 소멸시효는 법률관계의 조속한 안정과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법리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일정한 기간의 경과로 그 권리가 절대적으로 소멸하는 것이다. 하지만 실제 소송에 있어서는 소멸시효의 이익을 받을 자가 시효소멸의 이익을 받겠다는 주장(항변)을 하지 않는 이상 법원은 변론주의의 원칙상 당사자의 의사에 반하여 재판할 수 없으므로 시효소멸을 이유로 청구를 기각할 수 없다. 대법원 역시 이러한 법리를 분명히 하여 「당사자의 원용이 없어도 시효완성의 사실로서 채무는 당연히 소멸하고, 다만 소멸시효의 이익을 받는 자가 소멸시효 이익을 받겠다는 뜻을 항변하지 않는 이상 그 의사에 반하여 재판할 수 없을 뿐이다」라고 판시하고 있다(대법원 1979.2.13. 선고 78다2157 판결 참조).

건설공사계약은 도급계약이고 민법 제665조는 도급에 있어서 보수는 그 완성된 목적물의 인도와 동시에 지급하여야 하되 다만 목적물의 인도를 요하지 아니하는 경우에는 그 일을 완성한 후 지체 없이 지급하여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으므로, 공사대금 변제기는 목적물의 인도를 요하는 경우인지 아닌지에 따라 나누어진다, 공사 목적물의 인도를 요하는 경우에는 목적물 인도시가 공사대금 변제기이며 인도를 요하지 않는 경우에는 공사완료시 즉 일반적으로 준공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소멸시효의 기산점 역시 공사목적물의 인도를 요하는 경우에는 공사목적물의 인도시이며, 목적물의 인도를 요하지 않은 경우에는 공사완료시라고 할 수 있다(대법원 1968.5.21. 선고 67다639 판결 참조). 일반적인 건설공사의 경우 공사완료일로부터 공사목적물의 인도의무를 부과하고 있으므로 목적물의 인도일로부터 3년이 경과하면 건설공사대금 채권은 시효소멸한다.

다만 민법 제166조 제1항이 소멸시효는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로부터 진행한다고 규정하고 있는데,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때라 함은 권리를 행사함에 있어서 조건의 미성취, 기한의 미도래 등과 같이 법적 장애가 없는 상태를 말한다. 따라서 상가가 분양이 되면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였다거나 혹은 건설공사준공 후 3개월 후 지급하기로 한 경우 등과 같이 조건이 성취되거나 기한이 만료되어야 공사대금의 변제기가 도래한 것으로 인정될 경우에는 이러한 조건성취나 기한도래로부터 3년이 지나야 건설공사대금의 소멸시효가 완성된다.

소멸시효는 법률관계의 조속한 안정과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하지 않는다는 법리에 기초하고 있으므로, 만약 권리자가 자신의 권리를 충실히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당연히 소멸시효가 진행되지 않는다. 이러한 소멸시효의 중단사유로는 민법 제168조에서 청구, 압류 또는 가압류, 가처분 그리고 채무위 승인 등의 일반적 사유를 규정하고 있고, 이와 별도로 민법 제170조에서 제177조까지는 구체적으로 재판상의 청구, 파산절차참가, 화해를 위한 소환ㆍ임의출석, 최고, 압류ㆍ가압류ㆍ가처분, 승인 등 중단사유에 대하여 설명을 하고 있다. 소멸시효가 중단되면 그 때까지 진행하였던 소멸시효기간은 진행하지 않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되고 중단사유가 발생한 때까지의 기간경과는 효력을 상실한다. 시효 중단사유가 종료된 때로부터 새로이 처음부터 다시 소멸시효가 진행한다.

민법 제163조 제3호의  ‘도급을 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에 해당하여 3년의 기간 경과로 소멸한다는 것은 건설공사 계약과 관련하여서는 수급인인 건설공사 사업자의 채권인 단순히 공사대금채권만이 아니고 그에 부수하는 부대채권도 소멸한다는 의미를 포함한다. 대법원은 공사도급계약에 부수되는 채권에 대한 소멸시효에 대하여 도급공사를 시행하던 중 발생한 홍수피해의 복구공사로 수급인이 도급인에 대하여 갖는 복구공사비 채권은, 공사도급계약에 부수되는 채권으로서 그 채권행사에 법률상 장애가 있었다고 보이지 않으므로 복구공사가 완료한 때부터 소멸시효가 진행한다고 판시하였다 (대법원2009.11.12. 선고 2008다41451. 판결 참조). 또한 대법원은 공사 도급인의 건설공사에 있어서 협력하여야 할 의무 위반을 수급인이 주장한 사안에서 공사대금 채권이 시효소멸을 도급인이 주장한 이상 이러한 주장에는 공사대금채권의 부수적 채권이라고 할 수 있는 공사에 협력할 의무도 시효소멸 하였다는 주장이 포함된 것이라고 판단하였다(대법원 2010.11.25. 선고 2010다56685 판결 참조). 나아가  이러한 공사대금에 부대하는 채권에는 건설공사 도급계약만이 아니고 건설공사와 관련하여 토지형질 변경공사나 준공허가 혹은 환지예정지 지정신청과 같은 부대업무로서 위임계약의 성격을 지니는 계약에 따른 채권도 포함한다. 대법원은 ‘도급을 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이라고 규정하여 도급받은 공사대금채권 뿐만 아니라 그 공사에 부수되는 채권도 포함하고 있고 원래 도급은 도급계약의 거래관행상 위임적인 요소를 포함시키는 경우가 많음에 비추어 반드시 민법상의 계약유형의 하나인 도급계약만을 뜻하는 것이 아니고 광범위하게 공사의 완성을 맡은 것으로 볼 수 있는 경우까지도 포함되는 것」이라고 판단한 바 있다.(대법원1987.6.23.선고 86다카2549 판결 참조).

건설공사대금 채권에는 당연히 원래의 도급 공사대금 만이 아니고 하도급 공사대금채권도 포함된다. 그리고 당사자가 공사에 대한 채권을 도급계약이 아닌 약정금 채권 등 약정에 기한 채권이라고 주장하더라도 그 채권의 성질이 변하지 않는 한 당연히  「도급을 받은 자의 공사에 관한 채권」에 해당되어 3년 단시 소멸시효의 대상이 된다(대법원 1994.10.14. 선고 94다17185 판결 참조).<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02-742-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