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달청이 공정, 투명한 조달행정을 최우선 가치로 실현하기 위해  ‘조달청 공무원의 외부인 접촉관리 규정’을 개정하여 조달청 직원이 외부인과의 접촉할 경우 반드시 기관에 신고토록 했다고 밝혔다.

조달청은 불공정 조달 유착 요인을 원천 차단해 공정한 조달시장 질서 확립을 위한 조치라면서, 앞으로는 불공정행위 여부와 상관없이 외부인과 접촉은 무조건 신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금까지는 일정금액 이상 계약, 우수조달물품 지정 등 일부 조달업무와 관련해 외부인과 접촉해 청탁, 접대 등 부정행위가 있는 경우에만 신고해왔다. 

조달청이 투명한 조달행정을 추구한 것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현재 국가전자조달의 핵심인 ‘나라장터’도 20여년전 처음 ‘전자조달’ 형식으로 도입할 당시에는 대민접촉 빈도를 줄여서 입찰행정의 투명성을 높이자는 취지가 강했었다. 

덕분에 전자조달 도입 시기도 빨랐고 ‘나라장터’가 성공한 정부전자조달행정의 표본으로 국내외적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거두기도 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도 조달청이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대민접촉 빈도를 줄여야 한다”는 인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점은 실망스럽다.

투명하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 보다 촘촘하게 전자조달시스템을 보완해서 해결하는 것이 맞는 방법이다.

조달청은 ‘외부인과의 접촉할 경우 반드시 기관에 신고’하라는 것이지 ‘외부인을 만나지 말라는 것’은 아니라고 주장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번 조치를 조달청 직원들은 위에서 ‘만남=유착 가능성’으로 본다고 해석할 것이 분명하다.

지금 조달청 뿐만 아니라 정부기관들의 공통적인 문제는 국민과의 소통 부족이다.

대전과 세종에 떨어져서 스스로 눈과 귀를 막고 자기들끼리 책상머리에서 정책을 만들고 있다는 비판이 심심치 않게 나온다. 

계속되고 있는 공공공사의 유찰사태도, 따지고 보면, 발주당국이 시장 상황을 제대로 보고 있지 못하고 있는 단적인 예로 볼 수 있다.

해당 업계와 소통하지 않고 어떻게 현실에 맞는 정책과 행정을 하겠다는 것인지 이해하기 어렵다.

이번 조치는 ‘국민과 소통’을 버리고 ‘조달청에 대한 평가’에 더 집착하는 것으로 비칠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