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

‘우선협상에 의한 계약’이라 함은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이하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43조에 의하면 “물품·용역계약을 할 때 계약이행의 전문성·기술성·긴급성, 공공시설물의 안전성 및 그 밖에 국가안보 목적등의 이유로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제42조의 일반경쟁입찰의 원칙에도 불구하고 다수의 공급자들로부터 제안서를 제출받아 평가하여 협상적격자를 선정한 후 협상절차를 통해 국가에 가장 유리하다고 인정되는 자와 계약을 체결”하는 내용의 계약을 의미합니다.

이러한 협상에 의한 계약의 경우에는 계약담당공무원이 우선협상대상자에게 사업내용이나 이행방법 등에 대하여 협상을 실시하여 정당한 범위 내에서 그 내용의 일부 조정을 요구하였음에도 이를 우선협상대상사자가 거부하여협상대상자와의 협상이 성립되지 않으면 차순위 입찰자와 협상을 실시하고 모든 협상적격자와의 협상이 결렬될 경우에는 재공고입찰에 부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그런데 문제점은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을 실시하였음에도 협상이 성립하지 않아 다른 협상적격자와 협상을 실시할 수 있는 경우가 과연 어떠한 경우인가 하는 점입니다.

이 점에 대하여는 우선협상대상자를 선정함에 있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제안서를 제출하게 하고 이러한 제안서를 평가함에 있어서는 국가계약법 시행령 제43조제8항에 의한 제안서평가위원회(이하 "위원회"라고 함)의 심의를 거쳐서 시행령 제8조에 의하여 계약담당자가 협상적격자를 선정하였으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이러한 기존 결정들을 존중하여 협상적격자와의 협상을 성실히 진행하여 협상을 성립시키고 협상 성립 후 10일이내에 계약을 체결하여야 함이 원칙이라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협상적격자의 선정결정에 있어서 일반 행정법상의 행정계약 체결에 있어서의 무효사유(입찰자격의 부존재 등)나 취소사유(기망이나 착오 등)가 존재한다면 협상을 성립시키지 않고 차순위 협상대상자와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시행령 제43조 제1항에서 “제안서를 제출받아 평가하여 협상적격자를 선정한 후 협상절차를 통해 국가에 가장 유리하다고 인정되는 자와 계약을 체결할 수 있다”고 하여, 비록 제안서를 제출받아 평가결과 협상적격자로 선정되었다고 하더라도 협상절차를 통해 국가에 가장 유리하다고 인정되는 자와 계약을 체결하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선정의 기준은 “협상적격자를 선정한 후 협상절차를 통해 국가에 가장 유리하다고 인정되는 자”가 된다고 하겠습니다.

협상에 의한 계약에 있어서 우선협상대상자와 협상이 성립되지 않은 경우에 대하여 비록 국가계약법 사례가 아니고 민간투자법 사례이기는 하지만 대법원은 우선협상대상자의 협상 중단에 대하여 주무관청의 광범위한 재량과 자율적인 정책판단을 존중하는 판결을 하고 있습니다.(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20다222382 판결). 따라서 국가계약법의 경우에도 이러한 대법원의 견해에 비추어 보면 계약담당공무원이 본계약 체결에 대한 일정한 재량을 가진다고 하겠습니다.

하지만 계약담당공무원이 이러한 재량을 가진다고 하더라도 위에서 설명한 바와 같이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위원회의 기존 결정들을 존중하여 협상적격자와의 협상을 성실히 진행하여 협상을 성립시키고 협상 성립 후 10일이내에 계약을 체결하여야 함이 원칙이므로 계약담당공무원이 재량권을 남용하거나 일탈한 경우에는 당연히 본계약 체결거절은 위법한 것이 되어 우선협상대상자는 담당 정부기관을 상대로 본계약의 체결을 위한 협상의 계속을 주장하고 차순위 입찰자와의 협상을 중지시킬 수 있는 ‘우선협상자 지위보전과 계약체결 및 계약이행 금지가처분’을 신청할 수 있다고 하겠습니다. (청주지방법원영동지원 2009. 5. 19.자 2009카합27 결정 [우선협상대상자지위보전과계약체결및계약이행금지가처분] 참조)

<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