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감정원 노조로부터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로 고소당한 정수연 제주대학교 교수에 대해 검찰이 “혐의 없음”으로 최종결론 내렸다.

한국감정평가학회(회장 노태욱)는 지난 10월10일 한국감정평가학회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수연 교수에게 감정원 명예훼손 및 업무방해에 대해 “혐의 없음”으로 최종결론을 내렸다는 내용을 제주지방검찰청이 전달했다고 밝혔다.

한국감정평가학회는 ‘학문과 양심의 자유‘라는 헌법적 가치를 지킬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검찰의 결정을 크게 환영한다고 밝혔다.

한국감정원 노조는 정수연 교수가 정책토론회, 포럼에 참석하거나 언론 인터뷰를 할 때 허위사실을 적시하여 한국감정원의 명예를 훼손함으로써 한국감정원이 정상적인 업무를 하지 못하도록 방해했다며 지난 4월 정수연 교수를 형사고발한 바 있다.

그러나 제주지방검찰청은 정수연 교수의 발언이 근거가 없는 허위 사실을 적시한 말을 했다고 보기 어려우며, 경제학자로서 부동산공시가격에 대한 문제점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비판하는 발언으로서 감정원의 명예를 훼손하려는 고의가 있었다고 보기도 어렵다고 판단했다.

한국감정원은 고발장에서 정수연 교수의 논문 3편과 언론인터뷰들을 문제 삼았다. 문제가 된 3편의 논문은 지난 2018년 3월 워싱턴에서 열린 월드뱅크 토지와 빈곤 컨퍼런스에서 발표된 ‘비용최소화가 조세제도 신뢰성보다 우선 하는가‘, 2018년 2월 제주특별자치도 과세자주권 확보를 위한 정책토론회에서 발표된 ‘중앙정부 주도의 보유세 개편안 무엇이 문제인가?‘ 논문과, 2018년 10월,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불평등사회경제조사연구포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공동주최 세미나에서 발표된 ‘불공평한 공시가격현실화 어떻게 할 것인가?‘이다.

그러나 검찰은 정수연교수가 대학교수이면서 연구자로서 정책토론회나 포럼에서 발표할 때 근거가 없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했다고 보기 어렵고 그와 같은 말을 하였다 해도 경제학자로서 부동산가격공시제도의 문제점을 공공의 이익을 위해 비판하는 발언으로 판단했다.

특히 정교수는 감정원이 문제 삼은 월드뱅크 컨퍼런스 논문의 “Junk Data” 표현은 “쓰레기 자료”로 직역하면 전문용어를 잘못 번역하는 것이며, Junk Data라는 용어는 통계학과 계량경제학 교재에서 관용어처럼 사용되는 용어로써 “비정밀 데이터”를 의미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4월 8일 한국감정원 노조가 정수연 교수를 형사고발한 이후, 4월11일부터 5월 29일의 기간 동안 국내외 여러 학술단체들과 정치권, 제주대학교 교수회 등이 학문의 자유 침해를 우려하는 성명서를 총 8차례에 걸쳐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감정평가학회는 “대한민국은 누구든 자유로운 의사 표현의 권리를 가지며, 학자의 연구결과는 더더욱 양심에 따라 사실 그대로를 밝힐 수 있는 자유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재차 주장했으며, “한국감정원과 노조는 정수연 교수 개인 그리고 공시업무와 관련한 제도 개선에 고언을 아끼지 않고 있는 학술단체와 학자들에게 공개 사과할 것 그리고 재발 방지를 약속할 것”을 촉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