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전문건설업 간 칸막이 업역규제를 전면 폐지 하는 건설산업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이 12월7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종합·전문건설업간 칸막이식 업역규제는 1976년 전문건설업 도입 이래 40여년 이상 유지되어온 가장 대표적인 규제다. 공정경쟁 저하, 페이퍼 컴퍼니 증가, 기업성장 저해 등 부작용이 커서 90년대 중반부터 여러 차례 폐지 논의가 있었으나, 양 업계의 첨예한 이해관계 대립으로 계속 존치되어 왔다.

개정된 건산법에는 전문업체의 복합공사 시장 진출, 종합업체의 단일공사 시장진출을 단계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으로 종합·전문건설업간 업역규제를 폐지해 나가기로 했다.
전문업체가 공종별 전문업종을 등록한 경우 복합공사 도급, 종합의 단일공사 원하도급을 허용하되, 먼저 2021년 공공공사에 2022년 민간공사로 확대하며, 전문컨소시움에 의한 복합공사 도급은 2024년부터 허용키로 했다.

영세전문업체 보호를 위해 10억원 미만 공사의 종합간 하도급은 불허하고, 2억원 미만 전문공사의 종합 원도급은 2024년부터 허용한다.

국토부는 업역규제가 단계적으로 폐지됨에 따라 소규모 복합공사와 대형 단일공사 시장에서 종합?전문간 상호경쟁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발주자의 건설업체 선택권 확대로 건설업계도 시공역량이 우수한 우량업체 중심으로 자연스럽게 재편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아울러 개정 건산법은 원도급 업체의 하도급 입찰정보 공개 의무화 등 ‘깜깜이 입찰’에 따른 중소기업 보호방안 등도 담고 있다.

이번 개정에 앞서 지난 11월 29일에는 공공발주자가 하도급대금, 임금 및 기계대여대금 등을 직불하도록 하는 건산법 개정안도 의결되어 공공공사의 체불이 원천적으로 차단될 것으로 보인다.

이 법 시행으로 내년 하반기부터 공공공사 대금의 청구·수령이 예외 없이 전자적 대금지급시스템을 통해 이루어지게 되는데, 건설업자는 자기 몫의 공사대금만을 인출할 수 있고 건설근로자의 임금 등은 송금만 가능케 된다.

또 건설기계대여사업자의 대금보장도 계약건별 보증에서 현장별 일괄보증으로 강화됐다.

한편 종합건설업체 모임인 대한건설협회(회장 유주현)는 업역규제 폐지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안의 국회 통과를 매우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업역규제가 폐지됨에 따라 종합건설업체는 시공역량에 따라 자율적으로 공사를 수주 할 수 있어 공사의 효율성과 시공품질은 향상되고 업계간 갈등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전망한다면서, 건설산업 선진화에 거는 기대가 크다고 덧붙였다.

전문건설업체들의 모임인 대한전문건설협회(회장 김영윤)도 전문건설업 면허만 가지고도 단독 또는 컨소시엄 등을 통해 종합공사 진출 길이 열린 만큼 전문건설기업의 경쟁력 제고를 위해 4만여 회원사와 함께 잘 대응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개편 방안에서는 10억미만 공사는 전문건설기업에만 하도급을 허용하고, 2억미만 전문공사에 대한 종합건설기업의 진출을 일정기간 유예하여 중소 전문건설기업 보호장치를 마련한 성과가 있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건설업계는 규제혁신만으로는 건설산업을 활성화하기에는 부족한 실정이라고 지적하고, 더불어 SOC확대, 공사비 정상화, 탄력근로제 확대 등 건설산업에 대한 정부의 활성화 대책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편, 정경훈 국토교통부 건설정책국장은 “법개정으로 건설산업이 혁신성장을 통하여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산업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한 만큼 혁신의 성과가 현장에 뿌리내릴 수 있게 노력하면서 경쟁강화로 인해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되지 않도록 하위법령 정비과정을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