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안의 코끼리(Elephant in the Room)'.

“누구나 알고 있지만 건들면 더 복잡해질 것 같아 모른척 놔두고 있는 문제”를 말하는 영어 숙어다.

신년들어 강호인 국토교통부장관이 우리 건설 산업의 불공정 관행과 칸막이식 업역체계를 두고 '방 안의 코끼리'라고 지적하더니, 지난 2월7일 열렸던 ‘2017년 건설정책 방향 및 기업활력법 활용방안 설명회’에서 김정희 국토부 건설경제과장이 ‘국토교통부 주요정책 추진방향’을 설명하면서 또 다시‘경직적 업역체계’를 '방 안의 코끼리' 로 규정하고 건설산업 발전을 위한 선진화 로드맵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종합과 전문 및 시설물유지관리업으로 나눠져 있는 현재의 경직적인 칸막이식 업역 체계를 유연화하는 방안에 본격 착수하겠다는 것이다.

소규모복합공사 범위, 주계약자 공동도급 범위, 분리발주 등으로 대별되는 업역간 첨예한 갈등을 풀어나가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서는 더 이상 70-80년대의 칸막이식 업역체계에 묶여있어서는 안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하고 나선 것으로 해석된다.

우선 추측할 수 있는 국토부의 방안은 ‘영업범위 폐지’나 ‘등록체계 일원화’등인데, 어떤 경우라도 수 십년간 고착화된 업역안에서 안주해오던 각 업계의 반발이 뻔히 예견된다.

그런데도 '방 안의 코끼리' 를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며 코끼리를 방 밖으로 내몰고자 하는 국토부의 의지가 감탄스럽다.

정치적으로 어려운 시기인데다 올해 대선이 치뤄질 가능성이 확실해지고 있는 시기여서 더욱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