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경영협회 상근부회장 자리에 ‘정피아’ 낙하산이 살짝이 내려앉았다.

‘박근혜대선후보 중앙선대위 상근조직특보’와 ‘친박연대 대표 정무특보’ 등을 지낸 경력을 갖고 있는 인사라 하니 속칭 ‘정피아’라 할만 하다.

취임한지 열흘이 넘도록 협회가 그 흔한 동정 보도자료 조차 내지 않은 것을 보면, 세간에서 낙하산이라는 지적이 나올까 부담스러웠던 것이 아닐까 짐작되기도 한다.

이와 관련해서 한국건설경영협회는 “신임 상근부회장이 시끄럽게 홍보하는 것을 좋아하지 않고 할일만 열심히 하는 스타일”이라 그렇다고 해명했다는 점을 밝혀둔다.

우리는 오래전부터 ‘관피아’건 ‘정피아’건, 낙하산이라고 무조건 비판하는 시각에 대해서는 반대하는 입장을 뚜렷히 해왔다.

협회나 단체들은 설립 목적이 회원들에 대한 이익을 대변하는 것이고, 그 대부분의 실제 임무는 소위 ‘대관업무’이기 때문에, 정부나 국회등에 정통한 인물을 임원으로 받는 것이 협회 입장에서 효과적일 수 있다는 점을 인식하고 있어서다.

중요한 것은 얼마나 회원사들의 이익을 위해 노력하고 실적을 내느냐다.

한국건설경영협회는 20여년전 초대형건설업체들이 중소업체들과 대립하는 과정에서 회원 숫자가 많은 중소기업이 주도권을 쥐고 있는 대한건설협회에 반발, 별도로 설립한 협회다.

협회는 처음에는 초대형 건설업체들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충실히 했었지만, 20여년의 세월이 지나면서 그 기능을 거의 상실하고 존재감을 잃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죽하면 일년에 4번 정기적으로 갖는 건설회사CEO들의 필드행사가 가장 중요한 업무가 아니겠냐며 ‘한국건설CEO골프협회’라는 비아냥까지 받는 실정이겠는가.

그런데도, 대기업이 모인 단체답게 한국건설경영협회의 임금수준은 대기업에 필적한다.

협회가 이 같이 흘러온 것은 협회장을 비롯한 회원사 대표들이 모두 초대형 건설회사 대표들이어서 협회 내부일에 신경쓸 시간적 여력이 없는 반면, 지금까지 거쳐간 상근부회장들이 협회의 업무를 제대로 챙기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협회는 속성상 일을 하려고 들면 한 없이 할일이 많지만, 안하려하면 할 일이 하나도 없는 곳이다.

새로운 상근부회장이 낙하산이라는 꼬리표에서 자유로워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회원사를 위해 무엇을 할 것인가를 찾아 능동적으로 일하도록 조직을 활성화 하고 성과를 내는 것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