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하반기 국내 건설시장이 더욱 깊은 침체에 빠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올 상반기 중 국내 건설시장은 재정조기집행에 힘입어 회복세를 보였지만, 하반기에는 공공건설물량 급감과 수익성 악화, 그리고 민간주택시장의 거래량 감소와 가격 하락으로 공공과 민간시장 모두 급격한 위축을 피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지난21일 한국건설경영협회가 주최한 “2012년 하반기 건설시장 환경변화와 대응 발표회”에서는 올해 국내 건설시장이 지난해 보다 2.7% 감소한 107조7천억원 수준에 머무르며 불황이 더욱 심화될 것으로 전망됐다. 이날 발표에 나선 건설산업전략연구소 김선덕 소장과 GS건설경제연구소 이상호 소장은 공공과 민간 건설시장 어디에서도 희망을 찾기 어려운 현재 건설시장의 위기상황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위기에 빠진 국내 건설시장을 살리기 위해서는 정부의 적극적 추경편성이 필요하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김선덕 소장은 올해 하반기 국내건설시장은 공공건설과 민간건설의 동반침체가 이어지며 지난해 하반기보다 무려 14.8%나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또 이미 60% 이상 조기집행된 공공건설 물량은 18.2% 감소할 것이며, 결국 하반기 중 국내건설시장의 회생여부는 추경편성과 공기업들을 통한 경기부양 여부가 관건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소장은 현재와 같은 내수부진이 지속되면 부동산 가격하락과 금융부실 등의 악순환 고리가 형성될 수 있기 때문에 실수요 위주의 주택담보대출 확대와 DTI 규제완화 등 주택경기 활성화 대책과 더불어 SOC 투자 위주의 추경편성을 통해 정부의 적극적인 대응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어 GS건설경제연구소 이상호 소장도 올해 1분기 중 국내 공공건설 수주실적이 24.3% 증가한 가운데 한국건설경영협회 소속사인 대형건설사 30개사의 실적은 오히려 1.4% 줄었다고 설명하고, 이러한 현상의 원인으로 그 동안 정부가 추진해왔던 대형 국책사업들이 모두 종료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아울러 하반기 중 건설시장의 중요한 이슈는 경기부양을 위한 추경편성 여부가 될 것이지만, 이 경우에도 추경의 성격상 지역·중소건설업체 지원을 위한 소규모 건설공사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아 대형건설사들에게 돌아올 혜택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이상호 소장은 지금의 건설경기 침체는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대형건설사들의 경우 이른바 ‘전략수주’를 통해 적자사업 수주실적을 늘리는 일을 지극히 경계해야 한다고 경고하고, 우리보다 먼저 성숙기를 경험한 유럽 건설업체들이 적극적 해외진출과 수익성 확보를 위해 건설연관분야로 사업영역 다각화를 추진했던 사례들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이상호 소장은 건설산업은 국가경제성장에만 기여하는 것이 아니라 지역격차를 줄이고, 소득불평등 완화와 국민복지 향상에 기여하는 산업이라는 점에서 한국건설경영협회 회원사들인 대형건설사들은 건설산업의 본원적 가치에 대한 인식을 사회에 확산시켜 나가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