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살리기 사업 1차 턴키공사 입찰 과정에서 공구를 나눠가졌다는 혐의로 19개 건설사가 담합 제재조치를 받았다.

공정거래위원회는 담합을 주도한 8개사에게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총 1천115억4천100만원을 부과했다. 또 공동도급 방식으로 담합에 참여한 8개사에게는 시정명령, 중간에 빠진 3개사에게는 경고 조치했다.

공정위는 이들 19개 건설회사들이 2009년4월 프레지던트호텔, 프라자호텔 모임 등을 통해 19개사 협의체를 구성하고 4대강 공사 사업을 분할 수주할 목적으로 각 업체별 지분율 배분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공정위의 발표를 보면 특정업체들이 둘러앉아 공사를 나눠갖자고 합의한 것은 틀림없는 모양이다. 따라서 담합사실은 명백하고 제재 역시 당연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번 담합 제재는 건설업체들 입장에서는 일견 억울한 측면도 있다.

4대강 사업은 당초 추진단계에서부터 적자공사가 예상됐었다. 대부분 건설업체들은 정부가 책정한 투입예산이 실행에 못 미칠뿐 아니라, 한꺼번에 수자원개발공사가 몰리기 때문에 자재와 장비 수급에 얼마의 비용이 초과될지도 섣불리 예상할 수 없는 상황을 걱정했었다.

건설업체들은 정부가 4대강 사업을 빠르게 밀어붙이던 당시, 실행률이 떨어져 적자를 우려하는 건설업체들에게 국책사업의 중요성을 들어 적극적인 협력을 독려했던 점을 지적하고 있다. 어려운 여건을 감수하며 국책사업을 완수한 건설업체들을 이제와서 부정당업자로 모는 것은 가혹한 처사라며 섭섭함을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공정위도 이러한 저간의 사정을 모르지는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검찰 고발은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해당 건설업체들은 적자공사를 감수했으면서도, 야당과 시민단체들에게 끊임없이 공격당하고, 담합혐의로 거액의 과징금을 무는데다, 부정당제재까지 당할 위기에 처했다. 앞으로 소송비용으로는 또 얼마가 더 들어갈지도 알 수 없다.

속된 말로 밥상차려주고 뺨맞은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