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전반기는 소규목복합공사 범위 확대를 놓고 종합건설업계와 전문건설업계간 공방이
치열했었다.

현행 3억원 미만인 소규모복합공사 상한액을 10억원 이하로 대폭 확대한다는 내용의 ‘건
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개정안이 불씨가 됐다.

이 때문에 종합건설업계는 세종청사앞에서 시위를 하기도 했고, 지난 몇 개월 동안 주무
국장 주재로 양 업계가 4번이나 만나서 격론을 벌이기도 했다.

오랜 논란 끝에 국토교통부가 이달 중에는 최종 확정내용을 담은 개정 ‘건설산업기본법
시행규칙’을 발표할 것으로 들린다.

이번 소규모복합공사 파동이 업계를 적잖이 갈등에 빠뜨린 것은 사실이지만, 국토교통부
가 건설생산체계 선진화 추진에 강한 의지를 갖고 있는 모습이 확인됐다는 점은 매우 긍
정적이다.

개정안을 설명하면서 국토부는 수 차례 “칸막이식 경직적 업역 규제를 유연화 하는 방향
하에 소규모 복합공사 범위를 확대하는 것”이라고 취지를 강조했었다.

우리는 국토부가 이 참에 ‘종합과 전문업종간 겸업제한 폐지’를 마지막으로 머물러 있
었던 건설생산체계 선진화 작업에 박차를 가해줄 것을 주문하고 싶다.

지난 2000년 국토부는 최고 권위의 석학들과 건설전문가들을 모아 놓고, 우리나라 건설의
경쟁력 강화와 선진화를 위한 큰 틀의 구조개선 전략을 세운 바 있고, 그 방안은 5년마다
수립되는 ‘건설산업진흥계획’에 계속 녹아들었다.

우리나라 건설생산체계의 가장 큰 문제는 ‘경직된 칸막이식 업역체계’에 있다. 이는 건
설인이면 누구나 인정하고 있는 사실이다.

그러나 정부의 전략이 세워진지 15년이 지났고 지난 2009년에는 건설산업선진화위원회가
건설생산체계 개편방안을 추진키로 했지만 종합과 전문으로 나눠진 ‘경직된 칸막이식 업
역체계’는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50여년간 현 체계에 안주하던 건설업계가 경쟁 가속화을 우려해 변화를 거부해온 탓이다.

이번에 소규모 복합공사 범위를 두고 양 업계가 벌인 파이싸움에서 드러났듯이, ‘경직된
칸막이식 업역체계’를 깨지 않고는 소모적 업역 분쟁은 끝없이 지속될 것이다.

이제 칸막이식 업역체계의 근간인 ‘영업범위’폐지를 추진해야 할 때다.

물론, 영업범위 폐지는 ‘직접시공제 정비’‘하도급제도 정비’‘전문업체 원도급 기술
능력 기준 마련’등 산적한 후속 조치가 따라야 하는 어려운 과제다.

하지만 ‘영업범위 폐지’라는 산을 넘지 못하면 건설산업 선진화는 불가능하다.

언제까지 ‘칸막이식 업역체계’에 매몰된 채 있을 것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