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공사 담합으로 적발됐던 건설업체들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부정당제재(입찰참가자격제한)는 면하게 됐다.

고마운 일이긴 하다. 적어도 정부 공사 입찰참가를 제한받는 걱정은 피하게 됐다.

그런데 단지 그것 뿐이다.

담합 적발로 해당 건설사가 받아야 하는 제재조치는 그 밖에도 많다.

과징금과 검찰고발에 따른 형사책임 및 발주기관에 대한 손해배상 문제가 남아 있다.

건설업체들은 지난 2년동안 약 1조3천억원이 넘는 엄청난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1천억원이 넘는 과징금을 낸 업체들도 여럿 있다.

우리나라 최고의 건설업체들이라지만 허리가 휘청할 수 밖에 없다.

여기에 발주기관들의 손해배상 소송이 이어지고 있다. 과징금에 맞먹는 금액이다.

건설업계는 괴롭다. 이 때문에 경영위기에 봉착하는 회사가 나올 수도 있다고 전망하는 실정이다.

게다가 광복절 사면 대상이 모호한 구석이 있어 건설회사들이 피가 마른다.

아직 적발되지 않은 담합에 대해서는 ‘자진 신고’하면 사면해 주겠다는 것이다.

오는 8월25일 ‘자진 신고’와 관련한 신고 방식과 절차를 발표한다니 좀더 두고 봐야 하겠지만, “솔직히 이실직고 하면 부정당제재는 면해주겠다”는 정도일 가능성이 크다.

이실직고 하면 부정당제재는 면하겠지만, 과징금과 손해배상과 형사처벌이 뒤따르는 것은 마찬가지니 “한번 버텨볼까” 하는 유혹에 해당사 임직원들이 밤잠을 못이룬단다.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년 넘게 담합을 적발하고 제재한 성과는 실로 막대하다.

우리나라 선두그룹 건설회사 대부분을 제재처분하고 엄청난 과징금을 거둬들였다. 무엇보다도 ‘리니언시’제도의 강력한 효과를 대내외 과시하면서, 건설업계의 담합을 뿌리 뽑았다.

공정위가 추진한 정책적 목표가 담합을 없애는 것이라면, 이미 달성된 것이 아니겠는가?

박근혜 대통령이 부정당제재에 사면조치를 내린 것도 그와 같은 맥락일 것으로 짐작된다.

자진 신고분에 대해 ‘그랜드바겐’을 적용한다던지, 과징금 감면 및 형사고발 면제 등의 후속조치를 고려해 줄 것을 바란다.

이제는 건설업계도 ‘담합’이라는 족쇄를 풀고 다시 세계시장을 호령해야 하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