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제3부(부장검사 문홍성)는 한국도로공사에서 발주한 고속국도 터널공사 중 락볼트 시공과 관련한 기성금 과다 청구 사건을 수사해 총 16명을 입건했다고 발표했다.

검찰은 설계도면상의 설계수량 보다 실제 투입된 락볼트 기성금을 과다 청구해 편취한 시공사 및 하도급 업체 현장소장 총 9명(3명 구속)을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사기)등으로 기소했고, 한국도로공사의 점검과 검찰 수사에 대비해 실제 투입된 락볼트 시공관련 주요자재검사수불부, 거래명세표, 세금계산서 등을 위ㆍ변조한 대기업 시공사 현장소장 등 7명을 사문서위조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또한 한국도로공사에 터널공사 락볼트 부실시공과 관련한 기성금 과다 청구액과 락볼트 미시공 현황 등을 송부해 터널의 정밀안전진단 및 향후 관리ㆍ감독 강화의 필요성을 통보하고, 락볼트 부실시공으로 한국도로공사에 과다 청구된 것으로 확인된 기성금 187억원에 대해 한국도로공사와 협조해 전액 환수할 수 있도록 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발표 내용은 다소 복잡하지만, 기실 내용은 간단하다.

락볼트는 터널 지반에 대한 보강자재 중 하나로 터널을 굴착한 암반에 박아 넣어서 터널 벽이 무너지는 것을 방지하는 자재다.

터널을 뚫고 들어가고 나서, 뚫린 터널벽이 무너지지 않도록 락볼트를 촘촘히 박아야 하는데, 락볼트를 설계수량 보다 적게 시공하고도 기성금을 설계수량대로 청구하는 방식으로 공사비를 떼먹었다는 말이다.

창피한 노릇이 아닐 수 없다.

기뜩이나 담합 문제로 건설엄계에 대한 국민적 불신이 팽배한 시점에 이런 사건까지 터져나오니 건설인들이 낯을 들고 다닐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암반의 강도에 따라 설계보다 락볼트를 적게 시공할 수는 있다.

그러나 서류를 조작해서 락볼트 미시공분까지 청구해서 편취한 행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락볼트를 시공하고 숏크리트를 타설해서 덮어버리기 전에 현장감독이나 감리원이 제대로 감독하지 않은 책임도 크다.

검찰은 이같은 행위가 ‘관행적’이라고 까지 밝혔다.

건설업체들이 현장적자를 메우기 위한 궁여지책이라 변명하기에는, 만에 하나 일어날 지 모르는 붕괴사고를 걱정하는 국민들의 우려와 노여움이 너무 크다.

건설업계는 즉각 고개를 깊이 숙여 대국민 사과를 하고, 유관기관 및 발주처와 함께 재발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을 제시해야 한다.

한시가 급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