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

건물 건설공사의 부실로 인하여 건물에 하자가 존재하는 경우에는 일반적으로 공사대금을 지급하지 아니하고 하자보수를 청구하거나 혹은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미지급공사대금 청구와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 혹은 하자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 양자사이의 상호관계가 문제로 된다. 이 경우 법적으로 고려하여 볼 수 있는 것으로는 동시이행항변권과 상계 그리고 공사대금 감액 요구 등을 고려하여 볼 수 있다.

건설공사계약은 일반적으로 도급계약이고 도급계약을 규정하는  민법 제667조에 의하면 동조 제1항에 의하여 도급인은 계약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 하자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동조 제2항에 의하여 보수에 갈음하여 혹은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으며, 동조 제3항에 의하여 민법 제536조가 준용되어 도급인은 하자보수 관련 손해배상 채권으로 수급인의 공사대금 채권과 동시이행의 관계를 주장할 수 있다. 따라서 계약당사자의 일방인 도급인 즉 발주자는 하자보수청구권이나 손해배상청구권을 주장하며 동시이행항변권을 행사하여 상대방인 수급인 즉 건설공사 시공사업자가 하자보수나 손해배상을 할 때까지는 자신의 채무인 공사대금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물론 도급인은 그 손해배상의 제공을 받을 때까지 손해배상액에 상당하는 보수액의 지급만을 거절할 수 있는 것이고 손해배상 금액을 초과하는 공사대금에 대하여는 동시이행항변을 주장하며 공사대금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 동시이행항변권은 쌍무계약에서 계약당사자 모두에게 인정되므로 수급인인 시공사업자 즉 건설사 또한 상대방의 하자보수 손해배상청구에 대하여 지급받지 못한 공사대금채권으로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주장하며 손해배상금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

건설공사계약에 있어 기성고에 따라 공사대금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약정한 경우에도 특별한 사정이 없는한 이러한 동시이행항변은 단순히 기성고 지급의 대상이 된 공사부분에서 발생한 하자만이 아니고 기성고 지급대상 이전의 다른 공사부분에서 발생한 하자와 관련하여서도 행사할 수 있다. 왜냐하면 건설공사에 있어서 계약의 이행은 건물의 완성에 있으므로 건물이 완성되기 이전에는 그 대금의 지급을 거절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이 형평의 원칙에 부합하기 때문이다. 
나아가 수급인이 건설공사계약을 계약내용대로 이행하지 못함으로 인하여 도급인이 입은 단순한 건물공사의 보수비 그 자체만이 아니고 이로 말미암아 확대된 재산이나 신체상의 손해도 수급인이 그 손해를 배상하여야 하는바 이 경우에도 건설공사대금 지급채무와 확대된 손해배상채무 사이에도 동시이행관계에 있다. 

대법원은 “수급인이 도급계약에 따른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못함으로 말미암아 도급인의 신체 또는 재산에 손해가 발생한 경우 수급인에게 귀책사유가 없었다는 점을 스스로 입증하지 못하는 한 도급인에게 그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보아야 할 것이고, 원래 동시이행의 항변권은 공평의 관념과 신의칙에 입각하여 각 당사자가 부담하는 채무가 서로 대가적 의미를 가지고 관련되어 있을 때 그 이행과정에서의 견련관계를 인정하여 당사자 일방은 상대방이 채무를 이행하거나 이행의 제공을 하지 아니한 채 당사자 일방의 채무의 이행을 청구할 때에는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인데, 이러한 제도의 취지로 볼 때 비록 당사자가 부담하는 각 채무가 쌍무계약관계에서 고유의 대가관계가 있는 채무는 아니라고 하더라도 구체적인 계약관계에서 각 당사자가 부담하는 채무에 관한 약정내용 등에 따라 그것이 대가적 의미가 있어 이행상의 견련관계를 인정하여야 할 사정이 있는 경우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이 인정되어야 하는 점, 민법 제667조 제3항에 의하여 민법 제536조가 준용되는 결과 도급인이 수급인에 대하여 하자보수와 함께 청구할 수 있는 손해배상채권과 수급인의 공사대금채권은 서로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하자확대손해로 인한 수급인의 손해배상채무와 도급인의 공사대금채무도 동시이행관계에 있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5.11.10. 선고 2004다37676 판결 참조).

도급인이 수급인을 대신하여 하수급인에게 공사대금을 지급하기로 하도급공사대금을 인수한 경우에도 도급인이 동시이행항변으로 대항할 수 있는지 여부에 대하여 대법원은 “도급계약에 있어서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때에는 도급인은 수급인에 대하여 하자의 보수를 청구할 수 있고 그 하자의 보수에 갈음하여 또는 보수와 함께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는바, 이들 청구권은 수급인의 공사대금 채권과 동시이행관계에 있으므로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하도급 공사대금채무를 인수한 도급인은 수급인이 하수급인과 사이의 하도급계약상 동시이행의 관계에 있는 수급인의 하수급인에 대한 하자보수청구권 내지 하자에 갈음한 손해배상채권 등에 기한 동시이행의 항변으로써 하수급인에게 대항할 수 있다”고 판시하여 이를 긍정하였다(대법원 2007.10.11. 선고 2007다31914 판결 참조).
수급인의 공사대금청구권과 도급인의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청구권사이에 상계를 허용될 수 있는지 하는 문제는 당사자 사이의 법률문제를 간명하고 단순하게 해결하는데 도움이 되고 또 공평의 원칙에도 부합하므로 긍정적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도급인이 건물의 하자를 발견한 경우 하자보수청구나 손해배상청구를 하는 대신에 곧바로 공사대금의 감액을 청구할 수 있는지 하는 문제는 비록 대법원이 “도급인이 인도받은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것만을 이유로, 하자의 보수나 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을 청구하지 아니하고 막바로 보수의 지급을 거절할 수는 없다”고 판시하고 있지만(대법원 1991. 12. 10. 선고 91다33056 판결 참조), 공사대금채권에 대하여 하자보수에 갈음하는 손해배상채권과 상계항변을 인정하고 있고 당사자도 간명하고 신속한 법룰분쟁의 해결을 희망하는 것으로 추정되므로 실무상 법원이 도급인에게 실제 하자보수공사를 희망하는 것인지 아니면 하자보수 없이 단순히 손해배상만을 원하는 것인지 확인 한 후 손해배상을 원하는 경우에는 하자보수 관련 손해배상금액을 공사대금에서 감액하는 것을 인정하여야 한다고 본다. <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 02-743-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