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

부동산 건설공사와 관련하여 공사대금채권을 가진 수급인인 공사업자는 공사목적물인 건물이나 토지 등을 점유하고 이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는데 이에 대항하여 그 유치권으로 말미암아 권리행사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는 자는 ‘유치권 부존재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적법하게 유치권이 존재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유치권을 주장하여 그 대상인 부동산에 대한 다른 권리자의 법률상 지위를 불안정 하게 한 경우에 재판절차를 거쳐 유치권의 부존재를 확정함으로서 법적 불안을 제거하고 진정한 권리자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한 소송형태이다.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는 그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강학상 확인의 소의 일종이고 확인의 소는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원고의 법적 지위에 대한 불안과 위험을 제거하는 데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되므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에 있어서 유치권의 존재여부와 함께 가장 중요한 요소가 확인의 이익이 있느냐 하는 점이다. 따라서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에 있어서 소를 제기하는 원고가 될 수 있는 자는 유치권을 주장하는 자에 의하여 자신의 법적 지위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는 자이다. 보통은 유치권의 대상인 부동산의 소유자이다. 하지만 담보목적물에 대한 경매절차에 있어서 근저당권자도 원고가 될 수 있다. 그 이유는  담보목적물에 관하여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고 보는 것은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주장됨으로써 낮은 가격에 입찰이 이루어져 근저당권자의 배당액이 줄어들 위험이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9다247385 판결).  다만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주장되었으나 소유부동산 또는 담보목적물이 매각되어 그 소유권이 이전되어 소유권을 상실하거나 근저당권이 소멸하였다면, 소유자와 근저당권자는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대법원 2020. 1. 16. 선고 2019다247385 판결).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에 있어서 단순히 유치권이 존재하는지, 아닌지 여부만이 확인의 소송대상인지 아니면 유치권의 존재범위 즉 유치권에 의하여 담보되는 채권의 범위까지 확인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하여 다툼이 있을 수 있다. 즉  “별지목록 기재 부동산에 대한 피고의 유치권이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하다”라는 청구취지만 허용되는지 아니면 “별지목록 기재 부동산에 대하여 피고의 금1억원의 공사대금을 피담보채권으로 하는 유치권이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하다”라는 청구취지도 허용되는지에 대하여는 다툼이 있을 수 있다. 대법원은  “근저당권자는 유치권을 주장하는 자를 상대로 유치권 전부의 부존재뿐만 아니라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을 내세워 대항할 수 있는 범위를 초과하는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고, 심리 결과 유치권을 주장하는 자가 유치권의 피담보채권으로 주장하는 금액의 일부만이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으로 대항할 수 있는 것으로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은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유치권 부분에 대하여 일부패소의 판결을 하여야 한다. 따라서 법원은 피고에게 주장하는 공사대금채권의 존재에 대해 증명을 촉구하는 등으로 그 채무의 수액을 심리한 다음 원고 청구의 일부 인용 여부에 관하여 판단하여야 하고, 막연히 공사대금채권이 존재한다는 이유로 원고 청구를 전부 기각하여서는 안 된다.”(대법원 2016. 3. 10. 선고 2013다99409 판결)고 하여 단순히 유치권의 존부여부만이 아니고 그 범위에 대하여도 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음을 분명히 하였다. 이 경우 법원의 판결 주문은 “이 사건 부동산에 관한 피고의 유치권은 피담보채권 ○○○원을 초과하여서는 존재하지 아니함을 확인한다” 등으로 기재된다.

유치권의 범위는 피담보채권의 금액만이 아니고 유치권의 대상인 목적물에 대하여도 그 범위를 확인할 수 있다. 유치권을 주장하는 자가 부동산 전부에 대하여 유치권을 신고하자 근저당권자가 부동산 전부에 대한 유치권 부존재 확인을 구하였으나 심리 결과 부동산의 특정한 일부에 대하여 유치권이 인정되는 경우에는,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하여서는 안되고 유치권이 인정되지 않는 부동산 부분에 관하여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하여야 한다(대법원 2020. 10. 15. 선고 2017다204032 판결).

확인의 소는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원고의 법적 지위에 대한 불안과 위험을 제거하는 데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되는바,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주장되었으나 소유부동산 또는 담보목적물이 매각되어 그 소유권이 이전되어 소유권을 상실하거나 근저당권이 소멸하였다면, 원칙적으로 소유자와 근저당권자는 유치권의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없다. 왜냐하면 민법 578조 1항, 575조 1항에 의하면, 경락인이 유치권의 존재를 알지 못하는 때에 한하여 매도인을 상대로 담보책임을 물을 수 있으므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 신고가 이루어져 경락인이 유치권의 존재를 알게 된 이상 매도인의 입장에서는 담보책임을 추급당할 위험이 사라져 법적 지위에 대한 불안과 위험이 없어졌기 때문이다. 다만 예외적으로 경매절차에서 유치권이 주장되지 아니한 경우, 담보목적물이 매각되어 그 소유권이 이전됨으로써 근저당권이 소멸하였더라도 채권자는 유치권의 존재를 알지 못한 매수인으로부터 민법 575조, 578조 1항, 2항에 의한 담보책임을 추급당할 우려가 있고, 위와 같은 위험은 채권자의 법률상 지위를 불안정하게 하는 것이므로, 채권자인 근저당권자로서는 위 불안을 제거하기 위하여 유치권 부존재 확인을 구할 법률상 이익이 있다. 따라서 이러한 경우에는 근저당권자가 유치권부존재확인의 소를 제기할 수 있다.

확인의 소는 확인판결을 받는 것이 원고의 법적 지위에 대한 불안과 위험을 제거하는 데 가장 유효·적절한 수단인 경우에 인정되고 다른 소송으로 보다 종국적인 해결되는 경우에는 인정되지 않으므로, 원고인 경매절차 매수인 소유의 점포를 피고인 점포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가 점유하고 있는 경우에는 점포의 인도를 구하는 것이 원고의 소유권에 대한 불안과 위험을 유효하고 적절하게 제거하는 직접적인 수단이 되므로 이와 별도로 피고를 상대로 점포에 대한 유치권의 부존재확인을 구하는 것은 확인의 이익이 없어 부적법하다(대법원 2014. 4. 10. 선고 2010다84932 판결). <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02-743-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