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

건설업과 관련한 공사대금 채권 등 사업상의 채권확보를 위한 담보권으로서는 저당권이나 질권 외에 유치권을 고려할 수 있다. 이러한 유치권에는 민법 제320조 제1항의 일반 유치권 외에도 상법 제58조의 상인간의 일반 상사유치권도 중요하다.

상사유치권은 기업활동에 있어서의 신용보호라는 특수요청에 따라 상사채권의 물적 담보를 강화하기 위하여 민사유치권보다 그 성립요건을 완화·변경한 것이므로, 그 성질·효력·소멸에 관하여는 민사유치권의 규정을 준용한다.  상법 제58조의 상인간의 상사유치권이란 상인간의 상행위로 인한 채권이 변제기에 있을 때에, 채권자가 당사자간에 다른 약정이 없는 한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채무자에 대한 상행위로 인하여 자기가 점유하고 있는 채무자 소유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하는 권리를 말한다. 상사유치권은 기업활동에 있어서의 신용보호라는 특수수요에 따라 상사채권의 물적담보를 강화하기 위하여 일반 민사유치권의 성립요건을 완화하여 규정한 것일 뿐이고 그 효력에 있어서는 민사유치권과 같다.

상인간의 유치권인 상사유치권이 성립하기 위하여는 당사자 쌍방이 상인이어야 하고 피담보채권은 쌍방을 위하여 상행위가 되어야 하고 채무자에 대한 상행위로 인하여 그 목적물을 취득하였어야 하며 마지막으로 목적물이 채권자가 점유 하고 있는 채무자 소유의 물건이어야 한다.

첫째, 상인간의 유치권이 성립되기 위하여는 유치권 성립시 ‘당사자 쌍방이 모두’ 상인이어야 한다. 따라서 건설공사에 있어서 발주자인 도급인이나 건설업자인 수급인 모두가 상인이어야 한다. 상인이라 함은 상행위 혹은 기업활동을 영위하는 자를 말하는데, 상행위에 대하여는 상법 제46조와 제47조에서 규정하고 있다. 건설공사에 있어서 건설업자는 당연히 상인이지만 발주자가 기업이나 상인이 아니고 일반 민간인일 경우에는 당사자 쌍방 모두가 상인이 아니어서 상사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

둘째, 피담보채권은 쌍방적 상행위로 인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하고, 피담보채권이 변제기에 있어야 한다. 당사자 쌍방에게 상행위가 되어야 하므로 일방적 상행위 또는 상행위가 아닌 행위에 의하여 발생한 채권에 관하여는 유치권이 성립하지 않는다. 피담보채권은 쌍방적 상행위로 인하여 생긴 채권이어야 하므로, 제3자로부터 양수한 채권에 대하여는 비록 그 제3자가 상인이더라도 상인간의 유치권이 성립되지 아니한다. 따라서 건설업자가 다른 건설업자로부터 공사대금 채권을 양수한 경우에는 상사유치권이 성립하지 않는다고 할 것이다.  

셋째, 채권자가 채권의 변제를 받을 때까지 유치할 수 있는 목적물은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한 상행위로 인하여 자기가 점유하고 있는 채무자 소유의 물건으로 동산만이 아니고 부동산도 포함된다. 따라서 토지 관련한 건설공사의 공사대금 채권을 담보하기 위하여 토지에 상사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만 ‘유치권의 목적물인 물건은 채무자 소유’이어야 한다. 이 점에서도 그 소유권이 누구에게 귀속되든 상관이 없이 성립될 수 있는 민사유치권과 다르다.  이것은 상사유치권의 성립요건이고 그 존속요건이 아니므로, 일단 상사유치권이 성립된 후에는 목적물의 소유권이 제3자에게 이전되어도 소멸되지 아니한다. 채권자가 제3자 소유임을 모르고 유치권을 주장하며 목적물을 점유하였다고 하여도 유치권은 성립하지 않는다.

넷째, 채권자가 목적물의 점유를 취득한 원인이 채무자와의 상행위일 것을 요한다. 또한 상행위를 원인으로 채무자의 의사에 의하여 채권자가 점유를 취득하였어야 한다. 즉 채무자로부터 혹은 채무자의 동의로 제3자로부터 점유를 취득하였어야 한다. 이 점에서도 점유 취득원인에 제한이 없는 민사유치권과 다르다. 건설업자가 채무자 소유의 주택에 대하여 임차인으로 거주하고 있는 경우에는 그 주택에 대하여는 설령 임대인에 대한 공사대금 채권이 있더라도 목적물의 점유를 취득한 원인이 채무자와의 상행위가 아니므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

마지막으로 특히 유념하여야 할 것은 목적물과 피담보채권의 견련성 문제이다. 민사유치권에 있어서는 ‘피담보채권이 목적물에 관하여 생길 것’을 요구하여 피담보채권과 목적물간의 견련관계를 요건으로 하고 있으나, 상인간의 유치권에 있어서는 ‘영업을 통하여 관련’ 되어 있으면 충분하고 피담보채권과 목적물간의 견련관계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따라서 피담보채권인 건설공사 대금채권을 확보하기 위하여서 반드시 당해 공사의 목적물인 건물 등만이 아니고 다른 공사나 사업관계로 점유하게 된 건물이나 장비 혹은  다른 물건을 공사대금채권 확보를 위하여 유치할 수 있다.

당사자는 당사자간의 특약으로 상사유치권의 성립을 배제할 수 있다. 원래 유치권은 채권자를 위한 것이므로 채권자는 유치권을 포기할 수 있으며, 따라서 당사자가 유치권배제의 약정을 한 때에는 그 효력이 인정되어 유치권을 주장할 수 없다.  그리고 채권자가 불법으로 점유를 취득한 물건이나 변제기 이전에 반환하여야 할 물건 등 인도를 지체함으로써 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하여 유치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는다. 공사현장을 불법 점거하여 건물이나 자재 등에 대하여 유치권을 주장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 것이다.

상사유치권의 효력에 관하여는 상법에 특별한 규정이 없으므로 유치권의 효력에 관한 민법상의 규정이 적용된다. 따라서 유치권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목적물을 유치할 수 있는 권리를 가지고, 채권을 변제받을 때까지 목적물을 경매할 수 있으며, 정당한 이유가 있는 때에는 감정인의 평가에 의하여 유치물로 직접 채권자의 변제에 충당할 것을 법원에 청구할 수 있고, 목적물의 과실을 수취하여 다른 채권자보다 우선적으로 자기의 변제에 충당할 수 있으며, 목적물의 보존에 필요한 범위 내에서 목적물을 행사할 수 있고, 목적물에 관하여 필요비를 지출한 때에는 그 소유자에게 상환을 청구할 수 있는 권리를 갖는다.

상인간의 유치권도 일반 민사유치권과 마찬가지로 목적물이 멸실되거나 목적물의 점유를 상실한 때 그리고 채무자가 상당한 담보를 제공하고 유치권의 소멸을 청구할 때 등의 경우에는 소멸된다. <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02-743-0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