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

사업시행자인 도급인이 건설 시공업체(수급인)에게 건설공사의 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도산하여 사업시행 목적물인 건물이 경매에 회부되는 경우가 많다. 이 경우 이러한 부동산 경매에 있어서 경매 목적물인 건물의 소유권을 경매절차에서 취득하거나 혹은 경락자의 지위에 있는 사람과 건물공사대금을 확보하기 위하여  유치권을 행사하는 시공업체인 수급인과는 어떤 관계인지 그 우선 순위를 파악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수급인의 유치권은 물권이기 때문에 단순히 채무자인 사업시행자인 도급인에 대하여만 주장할 수 있는 것이 아니고 원칙적으로 경락자나 경매에 의하여 새로이 소유권을 취득한 자에 사람에 대하여도 주장할 수 있다. 다만 문제는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에서 “제3자는 권리를 취득할 때에 경매신청 또는 압류가 있다는 것을 알았을 경우에는 압류에 대항하지 못한다”고 규정하여 경매신청 후 권리를 취득한 경우에 그 압류에 대항하지 못하도록 규정하고 있고, 또 제83조 제1항에서 “경매절차를 개시하는 결정에는 동시에 그 부동산의 압류를 명하여야 한다.”와 제4항에서 “압류는 채무자에게 그 결정이 송달된 때 또는 제94조의 규정에 따른 등기가 된 때에 효력이 생긴다”고 하여 압류에 의하여 경매목적물 후의 제3자의 권리는 압류에 대항하지  못한다는 점이다.

그 결과 건설공사대금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강제경매개시결정의 등기가 기재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다음에 채무자가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인 수급인이 경매대상 부동산에 대하여 그 점유를 개시하여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에는 수급인은 유치권을 주장하며 경매절차에서 부동산을 경락받아 소유권을 취득한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대법원  2005. 8. 19.선고 2005다22688). 판결도 채무자 소유의 건물 등 부동산에 강재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이후에 채무자가 위 부동산에 관한 공사대금 채권자에게 그 점유를 이전함으로써 그로 하여금 유치권을 취득하게 한 경우, 그와 같은 점유의 이전은 목직물의 교환가치를 감소시킬 우려가 있는 처분행위에 해당하여 민사집행법 제92조 제1항, 제83조 제4항에 따른 압류의 처분금지효에 저촉되므로 잠유자로서는 위 유치권을 내세워 그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시하였다. 나아가 대법원은 이와 같은 경우 공사대금 채권자가 경매개시결정 기입등기의 유무를 알고 있어야 하는지에 대하여 이 경우 위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경료되어 있음을 채권자가 알았는지 여부 또는 이를 알지 못한 것에 관하여 과실이 있는지 여부 등은 채권자가 그 유치권을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는 결론에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못한다고 판시하였다(대법원 2006. 8. 25. 선고 2006다22050 판결). 이러한 법리는 채권자가 건물에 대하여 압류를 한 후 다시 경매를 신청한 경우와 민사집행법 제81조 제1항 제2호 단서에 의하여 미등기건물을 압류한 이후에 비로소  수급인이 유치권을  행사한 경우에는 그 유치권을 압류채권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이해하여야 한다. 그리고 건물에 대한 가압류등기 후에 다시 본압류로 이행되어 강제경매가 이루어진 경우에도 가압류집행이 강제경매의 본압류에 포섭됨으로서 가압류를 한 때에 본압류 집행이 있었던 것과 같은 효력이 있으므로, 이 경우에는 가압류를 한 때 본압류가 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 그 결과 가압류등기 후 유치권을 취득하였다고 하더라고 이러한 유치권은 가압류 후 강제경매가 개시되어 본압류로 이행된 경우에는 경매절차의 경락인이나 새로운 소유권자에게 대항하지 못한다.

하지만 이와는 반대로 경매기입등기가 이전에 이미 공사대상 건물에 유치권을 행사하고 있는 경우에는 이러한 경매기입등기의 처분금지효가 작용하지 아니하여 경락인이나 새로운 소유권 취득자에 대하여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어 건물의 인도를 거절할 수 있다.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건설공사를 도급받은 시공업체인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로부터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으나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의 변제기가 도래한 경우에 수급인이 유치권을 주장하며 경락인이나 그 이후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있는지 문제가 된다. 이 경우  민법 제320조에 의하여 유치권은 그 목적물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 비로소 성립하기 때문에 공사대금 변제기가 도래한 후에 비로소 유치권이 성립하고 채무자 소유의 부동산에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유치권을 취득한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에 유치권을 주장하여 부동산에 관한 경매절차의 경락인이나 경매절차에 기초한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 따라서 채무자 소유의 건물에 관하여 증. 개축 등 공사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쳐지기 전에 채무자로부터 건물의 점유를 이전받았다 하더라도 경매개시결정의 기입등기가 마처져 압류의 효력이 발생한 후에 공사를 완공하여 공사대금채권을 취득함으로써 그때 비로소 유치권이 성립한 경우에는, 수급인은 유치권을 내세워 경매절차의 매수인에게 대항할 수 없다(대법원 2013. 6. 27 선고 2011다50165 판결; 대법원 2011. 10. 13.선고 2011다55214 판결).

                                                        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02-743-74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