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

건축공사에 있어서 공사대금을 지급받지 못한 경우에는 공사의 목적물인 건물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 민법 제320조는 “타인의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점유한 자는 그 물건이나 유가증권에 관하여 생긴 채권이 변제기에 있는 경우에는 변제를 받을 때까지 그 물건 또는 유가증권을 유치할 권리가 있다” 고 규정하고 있다. 
먼저, 유치권이 미치는 대상은 건축공사업자가 점유한 타인의 물건이어야 한다, 따라서 건축공사업자인 수급인이 형식적인 소유권을 가진 건물에 대하여서는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 수급인이 완성한 독립한 건물이 수급인의 자재와 인력으로 건축되었고 수급인이 이를 원시적으로 소유권을 취득하는 것으로 보는 경우에는 유치권은 타인의 물건에 대하여서만 인정된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독립한 건물에 해당되는 기성부분은 수급인의 소유라 할 것이므로 수급인은 공사대금을 지급받을 때까지 이에 대하여 유치권을 가질 수 없다(대법원 1993.3 26..선고 94다14116 판결). 다만 수급인인 건축공사업자가 자재와 인력을 제공하였다고 하더라도 그 건축명의를 도급인인 발주자의 명의로 하기로 상호 합의하여 건축허가상의 명의를 도급인으로 한 경우에는 그 건물의 원시취득 소유권자는 도급인인 발주자이므로 건축공사업자인 수급인이 아닌 타인 소유 건물이므로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
다음으로, 유치권의 대상은 독립된 물건이어야 하기 때문에 건축공사가 중단되어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인정될 수 있기 이전의 건물의 일부인 기둥이나 벽체 등은 토지에 부합된 것으로 보아야 하므로 이러한 건물의 일부에 대하여는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 독립된 건물로 인정될 것인지 여부는 건물의 소유권보존등기의 존재여부 그리고 준공검사가 있었느냐의 여부가 아니고,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로 볼수 있는 형태의 구조를 갖춘 것이라면 즉 최소한의 기둥과 지붕 그리고 주벽이 이루어졌으면 독립된 건물로 인정된다(대법원 2002.4 26..선고 2000다16350 판결). 원래의 건축허가대로 건축공사가 완료되지 못하였다고 하더라도 사회통념상 독립된 건물로 인정될 수 있을 정도로 건축되었다면 유치권 행사의 대상이 된다. 판례는 원래 7층 건물로 설계되어 있으나 지상 1층 만으로 구분소유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구조임이 인정되는 경우는 독립된 건물로 인정하였다(대법원 2001.1.16..선고 2000다51872 판결)
 
나아가, 건물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하는 경우, 그 유치권의 효력이 건물의 대지에 대하여도 미치는지 문제가 된다. 유치권자가 건물의 대지에 대하여도 유치권을 주장할 수 있는지에 대하여는 의문이 있을 수 있다. 왜냐하면 유치권자가 건물을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행사하게 되면 사실상 대지도 점유하고 있는 것이 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적으로는 건물에 대한 유치권의 효력이 대지에도 미치는지는 별개의 문제이다. 우리 민법은 토지와 건물을 별개의 물건으로 취급하고 있으므로 건물에 대한 유치권에 필연적으로 토지에 대하여도 미치는 것은 아니다. 우리 대법원은  수급인이 토지소유자와의 사이에 토지 위에 공장을 신축하기로 하는 도급계약을 체결하고 기초공사를 진행하면서 사회통념상 독립한 건물이라고 볼 수 없는 구조물을 설치한 상태에서 토지에 대한 경매절차가 진행됨으로 인하여 공사가 중단되자 건설현장을 점유하면서 유치권을 주장한 사안에 대하여  토지위에 정착된 위 구조물은 토지의 부합물에 불과하여 이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없다고 결론내리면서 공사중단시까지 토지소유자에 대하여 발생한 공사금 채권은 공장 건물의 신축에 관하여 발생한 것일 뿐, 위 토지에 관하여 생긴 것이 아니므로 위 공사금 채권에 기하여 이 사건 토지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도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대법원 2006.5 30..선고 2000마98 판결). 또한 대법원은 유치권의 효력은 건물의 대지에는 미치지 않는다는 것을 전제로, 건물 부지의 점유자는 건물의 소유자이고 유치권자는 부지 부분의 점유·사용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유치권자에 대한 부지 점유·사용에 따른 부당이득반환을 구하는 청구를 기각한 바 있고(대법원 2009. 9. 10.선고 2009다28462 판결), 건물점유자가 건물의 원시취득자에 대하여 그 건물에 관한 유치권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건물의 존재와 점유가 토지소유자에게 불법행위가 되고 있다면 그 유치권으로 토지소유자에게 대항할 수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대법원 1989. 2. 14. 87다카3073).
결국 토지와 건물을 별개의 부동산(물건)으로 취급하는 우리 법체제 하에서는 건물공사에 대한 채권은 토지에 대한 채권으로는 볼 수 없으므로 건물에 대한 유치권은 건물대지에는 미치지 아니한다고 해석하여야 한다. 그 결과 유치권자가 건물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하면서 유치권의 효력으로 경매를 신청하였을 경우 그 경매대상은 건물만이고 건물의 대지는 포함되지 않게 된다.

다만 건물 신축공사라 하더라도 그 공사가 토지공사와 관련된 것으로 토지에 대하여 도로 공사, 파일 시공 등 형상을 직접적으로 변경하는 부분이 있는 경우에는 토지에 대하여 유치권을 행사할 수 있다. 지목이 전이나 과수원으로 된 토지를 아파트부지로 조성하는 공사로 지반침하를 막기 위하여 그 토지에 1,283개의 콘크리트 기초파일을 항타하여 삽입한 사건에서, 원심법원은 콘크리트 파일은 건물지반침하로 인한 건물붕괴를 우려하여 건물기초보강을 위해서 시공한 것으로 그 공사대금 채권은 아파트와 관련하여 생긴 것이지 토지와 관련하여 생긴 것이 아니라는 이유로 토목공사업자의 유치권항변을 배척하였지만,  대법원은 위 토목공사는 토지를 대지화시켜 아파트단지를 조성하기 위한 공사로서 그 토지에 관한 공사라 할 것이므로 그 공사대금채권은 토지에 관하여 발생한 채권으로서 위 각 토지와의 견련성이 인정된다고 하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토목공사업자의 토지에 대한 유치권을 인정할 수 있다고 하였다(대법원 2007. 11. 29. 선고 2007다60530판결)  <이성환 법무법인 안세 대표변호사(02-743-0400)>